車와 IT의 '행복한 만남'

삼성전자+BMW 'UCC폰' LG전자+폭스바겐 'MP3P'
"車에 첨단제품 탑재로 편의성 높이자" 협력 잇달아
공동마케팅 통해 기존 명품 이미지도 극대화 노려



삼성전자와 BMW는 1년간의 공동연구를 거쳐 최근‘UCC폰’을 새로 선보였다. BMW 차량에 탑재되는‘UCC폰’은 자동차와 휴대폰의 블루투스 기능을 한번만 연결시켜 놓으면 BMW의 전자제어 시스템인 ‘iDrive’를 사용해 손쉽게 통화할 수 있도록 만들어졌다. 최근 자동차와 정보기술(IT)이 제품간 결합을 통한 공동개발 및 마케팅 바람이 거세다. 제조업의 꽃이라 불리는 자동차와 첨단 기술의 산물로 통하는 IT. 언뜻 보면 어울리기 힘들 것 같은 만남이지만 두 산업은 각자의 영역에서 축적한 기술력과 브랜드 이미지를 절묘하게 결합함으로써 소비자들의 ‘구매본능’을 효과적으로 공략하고 있다. 서로 이질적으로 보이는 자동차와 IT기기간 결합이 가능하도록 해주는 공통분모는 뭘까. 마케팅 전문가들은 가장 먼저 편의성을 꼽는다. 소비자들이 자동차 안에서 전화를 하고, 음악을 듣고, TV를 보는 등 점차 다양한 활동을 하는 추세에 따라 자동차에 탑재되는 전자제품들이 보다 첨단화 될 필요가 생겼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최근에는 제품개발 단계부터 자동차 업체와 IT회사가 공동으로 협력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 LG전자의 MP3플레이어‘앤(&) 뉴비틀 에디션’은 폭스바겐의 ‘뉴 비틀’과 ‘뉴 비틀 카브리올레’의 오디오 AUX단자에 연결하기만 하면 바로 음악을 재생할 수 있으며, 뉴 비틀 고유의 색상인 녹색과 빨간색을 적용해 일체감을 준다. 주양혜 BMW코리아 부장은 “자동차의 편의 및 안전장치 등의 기술이 발전하면서 전자시스템에 대한 체계적인 관리가 중요해지고 있다”며 “편의성 향상을 통해 소비자의 감성을 만족시켜주기 위해 자동차와 IT의 교류가 점차 활발해 지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이유는 자동차와 IT제품군에서 이미 구축한 명품 이미지를 공동 마케팅을 통해 극대화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각각의 브랜드 이미지에서 부족한 부분들을 상호보완 함으로써 브랜드 이미지가 동반 상승하는 효과도 노리고 있다.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는 삼성전자의 ‘미니스커트 폰’을 S-Class, SL-Class, E-Class, SLK-Class 등의 세단 및 로드스터 등에 기본사양으로 포함해 판매하고 있다. 시장전문가들은 이들의 결합에 대해 벤츠는 고급스럽고 품격을 강조하는 기존 이미지에 첨단 유행 패션 트렌드를 가미함으로써 새로운 이미지를 창출했고, 삼성전자는 고급스런 이미지를 얻었다고 평가하고 있다. 또한 아우디는 A8 모델에 세계적인 명품 오디오 제조사 뱅앤올룹슨과 공동개발한 ‘뱅앤올룹슨 어드밴스드 사운드 시스템’을 채용하고 있다. 이연경 아우디코리아 마케팅 총괄부장은“독일의 프레스티지 브랜드인 아우디와 세계적인 명품 오디오 브랜드인 뱅앤올룹슨의 공동 마케팅은 서로의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 윈-윈(win-win) 전략”이라며 “아우디와 뱅앤올룹슨은 공동 개발에 이어 공동마케팅도 적극적으로 펼치고 있으며, 향후 적용 모델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유럽의 자동차 업계와 국내외 IT업계간 공동개발과 마케팅이 봇물을 이루는 가운데 ‘전자제품의 왕국’으로 불리는 일본 전자 및 자동차 기업들은 좀처럼 공동개발 및 마케팅을 펼치지 않아 눈길을 끈다. 국내 전자ㆍ자동차 기업과 일본 전자ㆍ자동차 기업간 공동개발 및 마케팅 사례는 찾아보기 힘들다. 업계 관계자들은 이에 대해 일본의 자동차 기업들이 자동차에 탑재되는 편의사항을 강화하기 보다는 자동차 본연의 역할 향상에 더욱 충실하기 때문이라고 분석한다. 정해양 한국토요타자동차 이사는 “일본의 자동차 기업들은 자동차에 탑재되는 첨단 전자제품의 편의성을 내세우기 보다는 자동차 자체의 성능과 품질향상에 관심을 갖고 있다”며 “첨단 전자제품을 앞다퉈 탑재하고 있는 유럽 자동차 브랜드와 차별화하기 위한 전략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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