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가 조심스레 마케팅 재개

월드컵 개막 한달 앞두고 신제품 홍보·가격인하 등 다양한 프로모션 전개 나서


세월호 참사가 발생한 지 한달여, 그간 기업 마케팅을 중단했던 유통업계가 조심스럽게 행사 재개에 나서고 있다. 일각에선 아직 이른 것 아니냐는 시선도 보내지만 브라질 월드컵이 한 달 앞으로 다가온 시점에서 기업들이 더 이상 프로모션을 늦추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이다.

브라질 월드컵 공식후원사인 맥도날드는 지난달 19일로 예정됐다 미뤘던 '맥도날드 어린이 축구 페스티벌'을 오는 30일 실시할 예정이라고 13일 밝혔다. 각 국 대표선수들의 손을 잡고 경기장에 입장하는 '플레이어 에스코트'를 추첨하는 행사가 월드컵 개막 직전에 열리는 셈이다. 맥도날드 관계자는 "예정대로라면 5월 초에 브라질로 떠나는 어린이와 보호자 명단을 글로벌 본사에 전달했어야 했지만, 우리나라가 마주한 비극적인 상황에 대해 설명하고 최대한 기한을 늦췄다"고 말했다.

롯데주류는 수년 간 야심차게 선보인 맥주 신제품 '클라우드'의 광고를 세월호 참사 이후 전면 중단했다가 이번 주부터 다시 방영하고 있다. 신제품이 나온 지 3주 남짓 되는 시점인데다 월드컵을 코 앞에 두고 있어서 더 이상은 늦출 수 없었을 것이라는 게 업계 중론이다. 다만 롯데주류는 전지현을 모델로 기용해 제작한 정식 광고는 맥주 성수기인 6월 전후부터 내 보낼 계획이다.

대형마트도 가격 인하 행사 등에 나서며 서서히 브라질 월드컵 시즌을 준비하는 모양새다.

홈플러스는 지난 4월 중소기업과 제휴해 55형 3D Full HD LED TV를 124만원에 판매했던 데 이어 오는 15일부터는 32형 LED TV를 29만9,000원이라는 파격가에 내놓는다. 홈플러스 관계자는 "통상 월드컵 시즌에는 TV 판매량이 평소보다 30% 가량 늘어난다"며 "구매 고객에게는 붉은 악마 공식 응원 티셔츠를 증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롯데마트도 월드컵을 앞두고 분위기 조성에 나섰다. 롯데마트는 서울역점 등에서 '월드컵 맞이 축구용품 관련 상품전'을 진행한다. 스포츠 용품 코너를 앞세워 시즌 돌입에 앞서 응원 열기를 끌어올리려는 구상이다.

패션업계도 월드컵 이벤트를 중시하는 글로벌 스포츠 브랜드를 중심으로 조금씩 세월호 여파에서 벗어나려는 모습이다. 브라질월드컵 공식 후원사인 아디다스는 월드컵을 기념해 한정판 축구화 '배틀팩'을 출시, 오는 26일부터 국내 아디다스 매장을 통해 판매를 시작한다. 푸마는 내달 5일 축구를 주제로 다양한 장르의 예술을 한 곳에 모은 월드컵 기념 축구 복합문화행사, '트리플스쿼드페스티벌' 후원사로 나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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