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고법 행정5부(김문석 부장판사)는 20일 동성애를 주제로 제작한 영화 '친구사이?'의 제작사인 청년필름이 “청소년관람불가 등급 분류결정을 취소하라”며 영상물등급위원회를 상대로 낸 소송에서 1심과 같이 원고 승소 판결했다.
영화 ‘친구사이?’는 요리사를 꿈꾸는 20대 청년 석(이제훈 분)이 입대한 동성애인 민수(서지후 분)를 면회하러 가는 가운데 빚어지는 해프닝을 그린 영화로 영상물등급위원회는 동성애를 다뤘다는 이유 등을 들어 청소년관람불가 등급을 매겼다.
소송을 시작하며 제작사 측은 " 남녀간 성행위를 묘사하는 장면 수위와 상영시간이 비슷한 다른 영화는 15세 관람가 등급을 받은 반면 '친구사이?'는 동성애를 소재로 했다는 점 때문에 청소년관람불가 등급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반면 영상물등급위는 "동성애는 성인들 사이에도 찬반 의견이 팽배하다"며 "미성숙한 청소년이 일반적 지식으로 동성애를 이해하기 힘들고, 선정성 때문에 모방의 위험이 있다"고 반박해왔다.
앞서 1심은 "영화가 동성애를 미화하거나 성행위 장면을 구체적으로 표현하지 않았으며 감독 제작의도를 살펴볼 때 교훈적인 측면도 있다"며 "청소년관람불가 등급 판정을 내린 것은 위법하다"고 원고 승소 판결했다.
한편 이날 오전 해당 판결에 항의하는 일부 학부모들이 법원 정문 앞에서 시위를 하는 등 소동이 벌어지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