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FTA, 3년 지났는데 뱃속 태아상태"

김종훈 본부장, 본지와 인터뷰서 발효 지연 불만 표시


"3년 전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협상을 같이했던 직원들과 오랜만에 모여 점심식사를 했습니다. 그 사이 결혼도 하고 애도 낳고 많이 바뀌었더군요. 세월이 이렇게 흘렀는데 정작 FTA는 아직도 발효되지 않고 있어요. 정말 불만이에요." 김종훈(사진) 외교통상부 통상교섭본부장은 2일 서울경제신문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한미 FTA가 타결되고 3년간 발효되지 못한 것에 대해 불만을 표시하며 미국 측의 적극적인 행동을 촉구했다. 그는 "협상이 타결될 당시만 해도 발효까지 1년 남짓 걸릴 것으로 생각했는데 3년은 짧은 세월이 아니다"라면서 "아이를 3년씩 배고 있으면 산모 건강에도 좋지 않은 것과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김 본부장은 지난 2007년 4월2일 서울에서 한미 FTA가 타결됐을 당시 우리 측 수석대표였다. 지난 31일(현지시간) 발표된 미 무역대표부(USTR)의 연례 국별무역장벽(NTE) 보고서에 대해 "이미 협정문 안에 다 반영된 것인데 요구사항이 그런 것이라면 지금이라도 발효시켜야 한다"며 "FTA 해결과제로 쇠고기가 언급된 것은 미국 측의 관심사항이어서 넣지 않을 수 없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본부장은 "도요타 사태 이후 미국 자동차가 잘 팔린다고 하고 요즘 국내에도 외산차가 많이 보인다"며 "외산차에 대해 소비자들의 시각이 많이 달라졌지만 미국 일부에서는 아직도 옛날이야기를 하는 시각이 남아 있다"고 강조했다. 한미 FTA 발효 시기에 대해서는 "워싱턴을 지켜보는 사람들은 중간선거가 있는 오는 11월은 지나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11월 전에는 어려워도 그 후에는 액션으로 이어질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또 "중간선거가 끝나면 서울에서 주요20개국(G20) 정상회의가 열리고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도 참석하기 때문에 그것이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한ㆍ유럽연합(EU) FTA에 대해 김 본부장은 "EU 측의 절차 문제로 4월 중 정식서명은 힘들고 조금 늦어질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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