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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2일 저녁(이하 현지시간) 보슬비가 내리는 가운데서도 밀라노 시민들이 '평화의 문(Arco Della Pace) 광장'으로 모여들었다. '2015 밀라노 엑스포' 가운데 국가별 행사로 이날 저녁 8시부터 시작하는 '한국의 날(한국주간)' 전야제에 참여하기 위해서다. 전야제 공연이 시작할 무렵에는 1,200여명이 모였다. 밀라노의 유서깊은 '평화의 문'을 앞에 두고 '한국의 날'이 본격 시작됐다.
문화체육관광부·한국관광공사 등 관련 기관들은 이번 '한국의 날'을 통해 한국의 맛과 멋을 유럽에 적극적으로 전파할 계획이다. '한국의 날' 행사는 23일부터 일주일간 엑스포장과 밀라노 도심 곳곳에서 진행된다. 밀라노 엑스포는 지난 5월1일부터 인류의 먹거리를 주제로 진행 중인데, 한국관은 '한식'을 테마로 하고 있다.
22일 앞서 치러진 '한국의 날 전야제'는 한국문화의 멋스러움의 종합판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이날 밀라노의 'K팝 커버댄스'팀의 공연과 한국의 비보이 퍼포먼스는 밀라노 시민들의 폭발적인 호응을 이끌어냈다. 이어 판소리 신동 유태평양과 소프라노 임세경의 '홀로아리랑' 협연, 한복진흥센터의 한복 패션쇼, 'K타이거즈'팀의 태권도 시범 공연 등이 2시간 30분동안 진행됐다. 소프라노 임세경은 이번 엑스포에 빗대 "이번 제 공연을 한식으로 치자면 '비빔밥'"이라며 "한국인인 제가 서양음악인 성악을 하고 있고 또 오늘 국악과 협연을 했다"고 전했다.
평화의 문 광장이 밀라노 도심의 시민 휴식처라 가족·연인·친구단위의 관람자가 많았다. 밀라노에서 한국문화 관련 대규모 행사가 열린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한다. 인근 도시인 토리노에서 왔다는 발렌티나(21)는 "그동안 한국 드라마와 K팝을 보고 한국문화에 관심이 많았는데 이번 행사가 열려 찾게 됐다"고 말했다.
23일 오전10시30분 밀라노 엑스포장 내 엑스포센터에서 '한국의 날' 공식 기념식을 시작으로 일주일간의 행사가 시작됐다. 김종덕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개막사를 통해 "한국과 이탈리아, 그리고 전세계 손님들이 오늘 '한국의 날'을 계기로 더욱 돈독한 친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바르바라 데가니 이탈리아 환경부 차관은 "한식은 미래와 전통의 균형을 이룬 음식"이라며 "한국관은 우리가 무엇을 어떻게 먹을 것인가에 대해 질문한다"고 말했다.
한국관이 표방하는 한국의 멋을 심화시키기 위해 24일에는 밀라노 엑스포장 내 콘퍼런스홀에서 한국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공동 주최로 '한식문화와 미식관광'주제의 포럼이 열린다. 또 24~26일 밀라노 만조니 극장에서는 현대무용, 비보이 퍼포먼스, 국악, 태권도 시범공연 등이 나오는 '한국주간 특별공연'이 진행된다.
새마을운동의 성과와 가능성을 소개하는 전시가 한국관 1층에 22일 새로 만들어졌다. 1970~1980년대 통일벼 보급을 통해 국내 식량문제를 개선했던 새마을운동 사례를 통해 지속가능한 '지구 식량 공급'이라는 엑스포 화두에 대응하기 위해서다.
김종덕 장관은 "유럽에는 한식에 대한 이미지 자체가 별로 없는 실정"이라면서 "이번 엑스포를 계기로 유럽인들에게 한식이 자연친화적이고 영양이 균형잡힌 건강한 음식이라는 인식이 확산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