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리없는 정복 노리나 허츠 지음/ 푸른 숲 펴냄
“기업가가 정치인 위에 군림하고 정치보다 경제가 더 큰 주목을 받게됨에 따라 투표하는 시민은 사라지고 구매하는 소비자만 남았다”
세계화를 통해 점증하는 기업권력의 정치적, 사회적 위상에 주목하면서 신자유주의 세계화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대안을 모색하고 있다. 국가와 기업의 역할과 관계를 재설정해 세계화의 모순을 최대한 줄이고 시민 사회를 강화하는 것을 골자로 하는 `개혁 세계화`를 추구해야 한다는 것이 이 책의 골자다.
영국 캠브리지대학 국제경제비즈니스센터 부대표이자 소장파 사회경제학자로 주목받고 있는 저자는 국가는 스스로를 최소한의 역할로 축소시키고 그 중심에 기업을 둠으로써 스스로의 정당성을 위협하는 위기를 자초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특히 선거를 통해 위임받지 못한 권력을 소유한 거대 다국적 기업들이 정부의 자리를 대신하여 정치적 의제를 설정하고, 시장점유율을 최우선적인 가치로 끌어올리는 비민주적인 행위를 자행하고 있다고 강조한다.
저자는 다수가 패배하고 소수가 승리하는 현재의 세계화 시스템의 구축 과정을 `소리없는 정복`이라 칭하고, 이에 대한 대안으로서 국가의 복원과 소비자인 대중이 광범위하게 참여하는 시민운동의 강화를 강력히 촉구한다.
<최원정기자 abc@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