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中정상 앞다퉈 남미 순방

아르헨·브라질·칠레서 경협 지원경쟁

노무현 대통령과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이 세일즈외교를 통해 새롭게 떠오르는 남미경제시장 공략에 경쟁적으로 나서고 있다. 양국 정상은 오는 20일부터 21일까지 칠레 산티아고에서 열리는 아시아ㆍ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참석에 앞서 남미 경제강국인 일명 ‘ABC국가’인 아르헨티나ㆍ브라질ㆍ칠레 등 3국을 불과 하루 간격도 두지 않고 각각 순방하고 있다. 이에 따라 ABC국가 현지 언론들은 한ㆍ중 두 나라 정상이 각각 자국 정상과의 회담내용을 설명하거나 자국방문을 환영하는 기사를 동일지면에 비중 있게 다루면서 서로 비교할 수 있도록 편집, 자국에 대한 한ㆍ중 두 나라의 경제지원 경쟁을 부채질하고 있다. 세계 경제시장에서 불꽃 튀는 각축전을 펼치고 있는 양국의 정상은 잇따라 순방지역에 대한 투자사절단 파견과 대규모 투자를 약속하며 경제협력 지원경쟁을 벌이고 있다. 또 순방국과의 경제적 동질성을 거론하고 자국기업의 우수성을 적극 홍보하는 일도 잊지 않고 있다. 특히 노 대통령의 아르헨티나와 브라질 방문 때 수출입은행은 각각 3,000만달러와 1억달러 규모의 단기 수출신용(전대차관)을 제공하기로 했다. 후진타오 주석은 16일 브라질을 방문한 노 대통령보다 하루 앞서 브라질을 방문, 80억달러를 투자하겠다고 공언했다. 한편 한ㆍ중 정상의 ABC 순방과정에서 노 대통령의 ABC국 순방을 위한 비행 노선이 복잡해져 우리나라는 비행시간을 3~4시간을 낭비한 것으로 알려졌다. 모두 ABC국가를 순방하기로 예정된 한ㆍ중 정상이 APEC 정상회의가 열리는 칠레에 도착하기 위해서는 거리상으로 볼 때 중국측이 선택한 항공노선이 정상적이라고 전문가들은 설명한다. 중국은 브라질ㆍ아르헨티나 순으로 순방한 뒤 칠레를 방문한다. 하지만 노 대통령은 칠레에 가장 가까우면서 남미 남쪽에 위치한 아르헨티나를 먼저 방문한 뒤 다시 북쪽으로 올라와 브라질 브라질리아와 상파울루를 방문하고 아르헨티나 상공을 거쳐 칠레에 도착할 예정이다. 남미순방 일정협상 때 우리나라가 중국에 완패를 당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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