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연일 사상최고치를 기록한 코스닥시장의 주가를 보면 그럴만도 하다. 시가가 액면가의 수십배를 넘는 벤처기업들이 속출하고 있기 때문이다. 벤처기업이 황금알을 낳는 사례는 이뿐만이 아니다. 벤처기업에 대한 해외투자는 훨씬 더 많은 수익을 안기고 있어 화제가 되고 있다.삼성물산은 의료장비관련 해외벤처에 40만달러를 투자, 1년반만에 60배에 달하는 2,400만달러(약 280억원)을 벌어들였다고 한다. 벤처기업의 무한한 가능성을 새삼 확인시켜주는 소식이다.
경제회생을 위해서는 외국인투자유치 못지않게 효율적인 해외투자도 중요하다. 외환위기에서 벗어난 만큼 우리 기업들도 이제는 외환안정을 유지하는 범위내에서는 건전한 해외투자에 나서도 괜찮을 때다. 해외의 벤처기업은 가장 우선순위가 높은 투자대상이 돼야 할 것이다. 비교적 적은 돈을 들여 엄청난 외화를 쉽게 벌어들일 수 있기 때문이다. 삼성물산의 사례는 모범이 될 만하다.
삼성물산의 해외벤처투자 성공사례가 주는 교훈은 이것만이 아니다. 역설적으로 우리 벤처산업의 성공전략이 어떻게 돼야하는 지를 보여준다. 당초 시장전망이 불투명했으나 시장조사를 한 결과 확신이 든 디지털 X레이에 과감하게 투자한 것이나, 6개월간의 수소문끝에 엔지니어를 구한 것과 미국시장접근을 위해 미국회사와 과감하게 합작을 추진한 것 등에서 하나라도 빠졌다면 벤처기업의 성공은 불가능했을 것이다. 첨단기술과 자본과 강한 기업의욕이 제때에 절묘하게 결합돼야 벤처기업은 황금알을 낳을 수 있는 것이다.
그러나 우리 벤처기업들의 여건은 매우 열악한 실정이다. 꿈과 의욕이 넘치는 젊은이들이 밤잠을 설치며 기술개발 및 연구에 매달리고 있지만 만성적인 자금난과 모방 및 불법복제품의 범람, 그리고 열악한 유통망 등으로 좌절하는 경우도 많다. 당국이 벤처기업들을 미래성장산업의 주역으로 삼고 적극적인 정책적 지원을 하는 것이 필요하지만 대기업들의 협조도 빠뜨릴 수 없는 성공요인이다. 세계적 수준의 기술력을 가진 벤처기업들이 나오고 있는 점을 볼때 대기업들의 해외투자 노하우와 자본력이 연결되면 우리 벤처기업들의 활로는 그만큼 넓어질 것이다. 우리의 벤처기업이 세계시장을 무대로 할 때 벤처산업은 화려한 꽃을 피울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