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기업들이 책임경영을 위해 각 지사나 지점들과 경영계약을 체결하거나 사업계획을 협의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과거 본사에서 일방적으로 목표를 정하고 지시를 내리던 분위기에서 벗어나 지사가 현지 실정에 맞는 경영전략을 수립해 기업의 이익과 시장지배력을 극대화 시키자는 전략이다.
이 같은 기업분위기에 앞장서고 있는 대표적인 곳은 KT전남본부. KT전남본부의 선명규 본부장은 지난달 27일 전남본부산하 11개 지사장들과 경영계약을 맺었다. 본부장과 지사장들간에 체결한 경영계약서에는 올해 각 지사들이 목표로 한 수익, 고객에 대한 친절도, 통신품질향상, 상품판매 등 구체적인 내용이 포함돼 있다.
경영계약을 체결하면서 각급 지사장에게는 지사내의 인사와 예산 권한이 주어졌다. 권한을 준만큼 책임이 뒤따르는 것은 당연한 일. 선 본부장은 “연말실적을 평가해 경영계약서상의 목표를 달성하면 급여와 인사에서 인센티브가 주어지고 만약 미달하게 되면 손해를 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규모가 작은 기업의 경우 본사와 지점간 사업계획을 협의하는 방식을 취하고 있다. 광주에서 10개의 할인점을 운영하고 있는 빅마트는 매달 사장과 각 점장들이 모여 다음 달의 매출목표를 설정하는 작업을 벌인다.
대형 할인점들이 잇따라 지역에 진출하면서 경영환경이 악화되면서 본사에서 일방적으로 매출목표를 설정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불가능해졌기 때문. 이에 따라 빅마트는 지역의 실정에 따라 매달 매출 예상액을 협의하고 목표를 달성한 지점에게는 격려금을 주고 있다.
지역경제계는 “본사와 지사간의 경영계약 체결이나 사업계획 협의 등은 책임경영이 무엇보다 중요해졌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현장 경영인에게 권한과 책임을 부여하는 이 같은 경영행태는 앞으로도 더욱 증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광주=최수용기자 csy1230@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