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연·지연 "NO" 멘토·멘티 "YES"

대학가, 졸업생-재학생 新인맥 통해 취업난 뚫어

최근 모 기업 면접에 합격한 대학생 정모씨는 입사 전형 과정에서 동종업계에 종사하는 대학 선베로부터 ?은 도움을 받았다. 학교 취업 스터디 모임을 통해 선배를 처음 만났다는 정씨는 "먼저 취업에 성공한 스터디원들이 자주 만남을 주선해 면접과 관련한 조언 등을 해주고 있다"며 "각 전형에서 어떤 준비가 중요한지, 최근 회사의 주요 화두가 무엇인지 등의 정보가 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11일 대학가에 따르면 최근 각 분야에서 일하는 졸업생과 해당 분야에 관심이 있는 재학생 사이에 '자발적 멘토-멘티'라는 신인맥 형성이 확대되고 있다. 학과나 동아리ㆍ스터디 선배들이 사회에 진출한 뒤 후배들과 만남을 지속하며 지원하거나 후배들이 먼저 현직 선배에게 도움을 요청해 만나는 형식으로 이뤄진다. 이는 학연ㆍ지연 등 부정적인 이미지가 큰 과거의 인맥과 다르며 사회 유명인사가 된 졸업생이 학교를 찾아와 강연을 하거나 특정 기업 졸업생들이 캠퍼스 리크루팅 기간에 '반짝 방문'을 하던 것과도 다르다. 특정 분야에서 실무를 담당하고 있는 선배들에게서 실질적인 조언을 듣고 고민 상담도 할 수 있는 새로운 유형의 긍정적 인맥이라고 볼 수 있다. 이 같은 만남의 중요성이 부각되면서 최근에는 학교가 나서서 졸업생 직장인과 재학생을 매치해주는 프로그램을 늘리고 있다. 동아리나 고시반, 학과 내 친한 선후배 사이에서만 활성화돼 있는 멘토-멘티 관계를 재학생 전체로 확대하자는 취지에서다. 이화여대는 진출 희망 분야별로 커뮤니티를 구성해 분야별 기업 실무자로 이뤄진 멘토들이 학생들을 상대로 온ㆍ오프라인 특강을 실시한다. 멘토 본인의 취업 과정 체험기, 성공 노하우 전수는 물론 '선배 회사 탐방'이 이뤄지기도 한다. 건국대는 '건국 엘리트프로그램' 참여 학생을 대상으로 업종ㆍ직종별 졸업 선배와 분야별 만남을 주선하면서 취업과 관련된 각종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동국대는 취업지원센터 홈페이지에 동문선배들의 생생한 입사 및 취업 정보를 제공해줄 e메일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해 수시로 선배들과 취업 상담을 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한 대학의 관계자는 "자발적 멘토-멘티는 학연이나 지연이라는 '검은 끈'이 아니라 직업, 더 나아가 인생에 대해 조언을 주고받는 발전적인 인맥으로 볼 수 있다"며 "현 실무에서 한창 활동하는 사람들과의 연결을 통해 취업ㆍ인생 상담의 본목적을 달성하려는 내실화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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