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금융시장 혼란과 한국경제

한국경제가 연초부터 침체상태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국제금융시장도 요동치고 있다. 증시침체, 유가상승, 소비위축, 금리하락, 자금의 단기ㆍ부동화 등은 정도의 차이는 있으나 세계 경제가 공통적으로 겪고 있는 현상이나, 한국경제는 외부영향에 민감한 체질이라 정도가 심한 편이다. 한국경제의 불안정성은 무엇보다 증시침체로 나타나고 있다. 다소 회복은 됐다곤 하나 27일 증시의 경우 코스닥시장 지수는 사상 최저치까지 떨어졌고, 거래소시장도 종합주가지수가 600이하로 떨어졌다. 미국경제의 불안으로 달러화의 가치가 떨어지자 달러에 대한 원화가치가 급등해 우리의 수출을 위협하고 있고, 마땅한 투자처를 잃은 자금은 단기ㆍ부동화해서 시장 교란의 요인이 되고 있다. 세계경제의 불안정은 미국과 이라크 간의 전쟁 가능성이 최대의 진원지다. 27일 유엔무기 사찰단이 이라크의 대량살상무기 보유실태에 관한 사찰보고서를 유엔에 제출했으나 `이라크가 무장해제를 거부했으나, 핵무기를 개발한 증거 또한 찾지 못했다`는 애매한 내용이어서 미국의 공격가능성과 함께 경제의 불확실성도 당분간 지속될 수 밖에 없는 실정이다. 한국경제도 이 같은 국제정세의 영향에서 벗어나기가 어려울 것이다. 북한핵 문제는 이라크 사태에 버금가는 국제적인 불안 요인이고, 우리나라는 이 문제에 관한한 직접적인 이해 당사국이다. 현재 임동원 특사가 문제해결을 위해 방북 중이지만 이 문제 또한 북한의 완강한 입장에 비추어 볼 때 조기에 돌파구를 마련하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이에 더해 한국은 정권교체 과정에 있으며, 새 정부의 정책에 대한 대내ㆍ외적인 불안감이 경제활동에 음양으로 영향을 미치고 있는 모습이다. 우리나라는 미국과 이라크간에 전쟁이 발발하면 어느 나라 보다 큰 타격을 받을 수 밖에 없는 여건 아래에 있다. 그래서 한국은 중동사태에 대비를 하는 한편 북한 핵문제 해결과 새 정부의 정체성 확립이라는 삼중고를 겪고 있다고 할 것이다. 그렇지만 비관할 것은 없다. 한국경제는 올해에도 드물게 5%대의 경제성장이 기대되는 국가 중의 하나다. 전쟁이 터진다 해도 그 피해는 한국만이 아닌 지구적인 것이고, 전쟁이 단기간에 끝나면 오히려 세계경제의 안정과 성장에 탄력을 제공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예측도 있다. 차기정부의 정책에 대한 불안감도 현실적응 과정에서 상당 부분 해소되고 있다. 지금 같은 세계경제의 혼돈기를 맞아 정부는 무엇보다 경제의 안정운용에 힘써야 한다. 특히 정부교체기에 시장에 불필요하게 불안감을 주지 않도록 정책선택에 신중을 기해야 할 것이다. <특별취재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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