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돈지간인 만학도 두 주부가 2009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을 함께 치르게 돼 화제가 되고 있다. 주인공은 서울 마포에 있는 학력인정 2년제 ‘주부 학교’인 일성여자고등학교 3학년 5반의 이희숙(62ㆍ사진 왼쪽)씨와 김명순(57)씨. 이씨와 김씨의 인연은 20여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이들은 딸들이 일산의 한 유치원에 같이 다니면서 학부모로 처음 만나게 됐다. 이후 김씨가 다른 곳으로 이사를 하면서 연락이 잠시 끊어졌지만 10년 뒤 다시 일산으로 돌아오면서 새로운 인연을 맺게 됐다. 이씨의 딸 소개로 김씨의 딸과 이씨의 아들이 결혼해 ‘사돈’이 된 것이다. 나중에 알고 보니 두 집안의 남편들도 같은 초등학교를 나온 동창생이었다. 두 주부는 자녀들이 결혼한 뒤 어느 정도 안정을 찾자 젊은 시절 배움의 기회를 갖지 못한 것을 아쉬워하다 학교를 알아보던 중 일성여중고에 함께 입학하게 됐다. 이들은 등교할 때는 각자 출발하지만 집으로 돌아갈 때는 이씨의 차 안에서 이런저런 수다를 떨기도 한다고 말했다. 늦게 시작했지만 이들 모두 대학에서 사회복지계열을 전공해 어려운 이웃을 돕겠다는 꿈도 함께 가지고 있다. 이씨는 “사돈과 함께 시험을 본다고 생각하니 든든하다”고 말했고 김씨도 “가까이 하면 할수록 더욱 가까워지는 사이가 사돈인 것 같다”고 화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