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문일답] 박승 한국은행 총재

박승 한국은행 총재는 8일 "현재 콜금리는 중립적인 수준보다는 아직 낮지만 격차는 많이 좁혀졌다"고 평가했다. 박 총재는 이날 금융통화위원회 이후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콜금리를) 내년 1월에 올릴 것이냐 이달 올릴 것이냐에 대한 논의가 있었으나 불확실성 해소 차원에서 이달 인상을 결정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는 최소한 내년 1월에는 콜금리 인상을 하지 않겠지만 내년에도 경기상황에따라 추가 인상할 여지는 남아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그는 향후 경기전망에 대해서는 "내년에는 체감경기도 나아질 것으로 기대하지만 속도는 점진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다음은 박승 총재와의 일문일답 -- 지난달 콜금리를 동결하면서 체감경기가 살아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는데. ▲ 현재와 같이 가계불황, 기업호황의 상반된 상황에서는 체감경기와 국민경제전체의 경기가 다를 수 있다. 중앙은행은 체감경기를 경시하지는 않지만 국민경제전체를 봐야 하기 때문에 입장차이가 생겼다고 보면 된다. 내년에는 체감경기도 나아질 것으로 기대하나 속도는 점진적일 것이라고 예상한다. -- 향후 물가전망은. ▲ 크게 걱정하지 않지만 완전히 안심할 수는 없다. 올해 물가안정에는 첫째 중국산 등 수입물 저가 공급과 함께 환율 및 농산물가격 안정이 크게 기여했다. 이런 상황이 내년 상반기까지 지속되겠지만 내년 하반기나 내후년부터는 3% 이상의 소비자물가 상승이 예상된다. 현재의 물가안정세도 고려해야 하지만 (한은으로서는) 6개월뒤의 문제를 더 고려해야 하는 입장이다. -- 최근 체감경기와 양극화 문제가 개선됐다고 판단하는 근거는. ▲ 체감경기 악화와 양극화 현상은 우선 경쟁력이 있는 부문과 없는 부문의 차이에서 기인하는 것이다. 반도체, 조선, 자동차, 철강 등 경쟁력있는 산업은 세계로뻗어나가고 있으나 기술없는 중소기업, 자영업, 농업 등은 자꾸 위축되고 있다. 문제는 경쟁력이 없는 부문이 고용이나 민생과 직결돼 있다는 점이다. 아울러 원유가 상승과 반도체가격 하락 등 교역조건 악화로 인해 소득이 유출되고 있다는 점도 체감경기 악화의 요인이다. 내년에 나아질 것이라는 전망은 교역조건이 나아질 것이라는 기대를 바탕으로 한 것이다. -- 부동산 등 최근 자산가격 상승이 이번 금리인상에 미친 영향은. ▲ 자산가격 상승문제도 중앙은행의 중요한 고려사항의 하나이지만 통화정책이이것만 고려해서 결정되지는 않는다. 다만 부동산가격의 불안이나 주가상승의 밑바닥에는 유동성이 깔려있다. 특히유동성에 의존하는 최근의 증시활황은 상당히 조심스러운 점이 있다. 주식시장은 실적에 바탕을 두고 성장해야 한다. 이번 금리 인상은 시중자금이 너무 많다는 점을 고려한 것이다. 유동성을 조금씩 줄여서 성장에 지장을 주지 않는 범위에서 물가도 안정시키고 자산가격도 안정시키는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 -- 금통위에서 유동성을 바탕으로 한 증시활황이 우려스럽다는 의견이 나왔나. ▲ 그런 논의는 없었다. -- 최근의 채권금리는 과도하게 오른 것인가. ▲ 콜금리에 비해서는 과도하게 올랐지만 채권금리는 시장에서 결정되는 것이다. 최근의 채권금리 급상승은 증시호황과 채권시장 침체가 주된 요인이 되고 있다. 어느 시점에 가서 채권과 주식에 대한 수익이 균형을 이루게 되면 채권금리도 제자리를 찾을 것으로 생각한다. -- 이달 콜금리 인상은 내년 선거를 염두해 둔 것인가. ▲ 선거는 금시초문이다. 다만 내년 1월에 올릴 것이냐 이달에 올릴 것이냐는논의는 있었는데 이런 불확실성을 조속히 제거하는 것이 시장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판단했다. 현재의 금리는 중립적 수준보다는 낮지만 그 격차는 많이 좁혀졌다고 보고있다. 앞으로 금리정책은 금통위에서 물가, 경기, 금융시장 상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서 판단할 것이며, 꾸준히 진행되고 있는 경기회복을 지원하는 동시에 물가안정을확고히 해야 한다는 기본틀이 유지될 것이다. -- 중립적 수준과 콜금리의 격차가 줄었다는 것은 조만간 인상이 끝날 것임을시사하는 것인가. ▲ 관계없다. 중립적 수준은 일정한데 최근 두차례 올려서 상대적인 격차가 줄어들었다는 말이다. 다만 (금리인상의) 시급성은 줄어들었다고 볼 수는 있다. -- 지난달 금리정책에 대해 신중한 속도로 금융완화의 폭을 줄이겠다고 했는데. ▲ 그래서 이번달에 올린 것이다. 앞으로 경제상황에 따라 올릴 수도 내릴 수도있다. -- 임기 후반이어서 금리조정을 제때 못한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 임기가 금리조정의 변수는 아니다. -- 미국이 내년 1월을 마지막으로 인상을 중단할 것이라는 예상이 있는데 우리나라도 영향을 받나. ▲ (우리나라와 미국은) 땅도 다르고 공기도 다르다. 금리수준은 중립적 수준에미치지 못하고 있다. 경기에 찬물을 끼얹는 정책은 해서는 안된다는 것이 금통위의전체적인 의견이다. 금리는 물가뿐 아니라 자금 흐름, 경제성장, 물가 등을 고려해서 결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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