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느려지고 쪼개지고 버퍼링(끊김현상)도 이제 그만' 이동통신이 또 다시 한 단계 점프하고 있다. 아날로그 음성통화 기능이 전부였던 1980년대 1세대 서비스에서 90년대 문자 전송이 가능해진 2세대, 그리고 2000년이후 무선인터넷으로 데이터를 손쉽게 내려 받고 영상통화까지 가능한 현재의 3세대를 거쳐 4세대(4G)로 본격 진입을 눈앞에 뒀다. 4세대 이동통신의 핵심은 속도다. 이동통신사들이 공격적으로 서비스에 나서고 있는 LTE(롱텀 에볼루션)은 3세대에 비해 최대 5배나 빠른 데이터 전송속도를 자랑한다. 국내기술로 탄생한 와이브로(휴대인터넷)도 무선인터넷 속도가 3배이상인 '광속 서비스'를 구현한다. 4세대 이용자들이 기존 3세대와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빠른 전송 서비스를 누릴 수 있다는 점에서 앞으로 영상통화, 동영상 스트리밍, 온라인 게임등 모바일 환경이 획기적으로 변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말 그대로 '장기간에 걸친 진화(long term evolution)'를 뜻하는 LTE는 현재 사용하는 3G 통신규격인 WCDMA(광대역 코드분할 다중접속)에서 발전한 기술이다. 2세대인 GSM(유럽식 모바일통신 시스템)의 진화형인 WCDMA에서 다시 성능을 높인 HSPA(고속패킷 접속)를 개발한 업체들과 전세계 통신업체들이 참여하면서 글로벌 이동통신 시장의 주류로 자리잡았다. 우리나라가 자체 개발해 주도하고 있는 4G 와이브로가 있지만 유럽중심의 LTE 기세에 밀려 국내 이동통신업체들도 LTE로 돌아서고 있다. LTE는 속도면에서 현재 3G를 압도한다. 서울 도심에서 LTE 스마트폰의 실제 다운로드 속도는 15~20Mbps정도. 3G폰의 속도가 3~4Mbps인 것과 비교하면 5배정도 빠는 셈이다. 버스, 지하철 등 이동하는 동안에도 800메가바이트(MB) 안팎의 영화를 다운 받는데 2분 정도면 가능하다. 고화질 동영상으로 실제'내 손안의 영화관'이 펼쳐지게 된다. 이 같은 초고속 모바일 서비스는 이미 지난 7월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가 시작했었다. 하지만 그 시기 전용 휴대폰이 나오지 않아 소비자들은 데이터를 받을 수 있는 모뎀으로만 LTE를 체감할 수 있었다. 마침내 지난달부터 쏟아져 나온 LTE 휴대폰들은 이동통신사들간의 경쟁에 불을 붙였다. 대만의 HTC가 국내 처음으로 4G LTE폰을 공개한 데 이어 삼성전자가 갤럭시S2 LTE를, LG전자는 옵티머스 LTE를 내놨다. 각 제조사들이 듀얼코어 프로세서 등을 기본적으로 탑재하며 사실상 하드웨어 스펙 에서는 우열을 가리기 힘들만큼 최상급 사양을 갖추고 있어 LTE 시장이 더 큰 탄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LTE에 비해 관심도가 다소 떨어지지만 와이브로도 4G시대 또 하나의 축이다. 3G 이동통신 기술인 인터넷접속망(HSDPA)에 비해 무선인터넷 다운로드 속도가 3배 가량 빠르다. 특히 무선랜과 3G의 장점을 결합시켜 이동성과 데이터 속도를 크게 향상시켰다. KT는 이미 전국적으로 무선인터넷 전용망을 깔아 놨다. 연초 광역시와 주요도시 그리고 고속도로에 와이브로 망 구축을 완료해 전국 와이브로 시대 개막을 알렸다. 와이브로 4G 에그, HTC의 4G스파트폰 등 단말기도 이미 시중에 나와있다. KT는 와이브로 서비스에 집중하고 있지만 11월부터 LTE서비스에도 나서기로 했다. 이동통신업체들이 이처럼 4G서비스로 무게 중심축을 옮기면서 모바일 시장 환경도 4G로 급속히 전환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고화질 영상에 대한 이용자 욕구가 높아지는데다 이동통신업체들이 멀티네트워크 게임을 기본 제공하는등 LTE 시장 선점에 공을 들여 시장 수요가 단기간 늘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국내 업체들을 바짝 긴장시킨 애플의 차기작 아이폰의 파급효과가 제한적일 것으로 전망되는 것도 LTE 진입에 긍정적으로 작용한다. 국내 경쟁사들이 모두 적용한 LTE가 아이폰4S에는 빠져 있기 때문이다. 연말에야 국내에서 아이폰4S가 나올 경우 바로 구매하지 않고 내년 상반기 출시가 예상되는 아이폰5를 기다리는 대기수요가 더 많을 것으로 보인다. 아이폰5도 결국 LTE를 적용할 것으로 보여 출시이후 LTE 붐을 일으키는 요인이 될 전망이다. 4G 시대가 눈앞에 다가 오고 있지만 넘어야 할 산도 많다. LTE서비스는 아직 서울 및 수도권 중심으로 국한돼 있다. 물론 이 지역을 벗어나면 3G방식으로 전환돼 통화와 데이터 사용에 문제는 없다. 이동통신업체들은 내년 하반기까지 전국망을 구축한다는 계획을 세워놓고 있어 2013년께나 완전한 전국 서비스가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속도가 빠르고 서비스도 다양한 만큼 전반적으로 요금도 올라갈 수 밖에 없다. 이미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가 내놓은 요금제에는 3G에 적용된 무제한 데이터요금제가 빠져 있다. 속도가 빨라질수록 기본 데이터 제공량도 빠르게 소진돼 이용자들은 평소 휴대폰 사용 습성에 맞게 요금제를 선택하는 게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