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에서도 메르스 첫 확진자가 나옴에 따라 대구시 당국이 감염확산 방지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특히 첫 확진자가 행정 최일선에서 메르스 예방수칙 등을 홍보해야 하는 주민자치센터 공무원이라는 점에서 당국이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16일 대구시에 따르면 시는 이날 오전 질병관리본부로부터 메르스 확진 환자가 나왔다는 통보를 받은 뒤 긴급 대책회의를 열고 확산방지에 총력 대응하고 있다.
우선 방역대책본부장을 행정부시장에서 대구시장으로 격상했다. 또 확진 환자의 동선과 접촉자 파악에 나서 가족(4명) 등 접촉자 30명을 자가격리하는 한편 환자의 중학생 아들(16)이 다니는 학교측에 학생들을 능동 감시토록 했다. 다행히 아들은 1차 검사에서 음성으로 나왔다.
환자가 방문한 목욕탕은 하루 전인 15일 오후 8시께 폐쇄(영업정지) 했다.
시는 이날 대구에 내려온 중앙역학조사반과 함께 환자가 접촉한 사람들을 자가격리, 능동감시 대상으로 분류해 대처하고 있다.
한편 대구 첫 확진자 A씨(52)는 지난달 27∼28일 모친 병문안을 위해 삼성서울병원에 다녀온 것으로 드러났다. 이후 지난달 29일부터 자각 증상이 없는 상태에서 대명3동 주민센터에서 정상 근무했다. 평소와 다름없이 민원인을 맞이했고, 회식자리에서는 술잔까지 돌린 것으로 알려졌다.
오한·발열 등 메르스 증상이 처음 나타난 것은 주말인 지난 13일이다. 함께 병문안을 다녀온 A씨의 누나는 10일 메르스 확진 판정을 받았다.
메르스 2차 진원지인 삼성서울병원을 다녀온데다 누나까지 확진 판정을 받은 만큼 조금만 주의를 기울였다면 메르스 감염을 의심할 수 있었던 대목이다. 일반인도 아닌 공직자로서 당연히 삼성서울병원 방문 사실을 자진 신고했어야 했다.
A씨는 어처구니 없게도 다음날인 14일 오후 1시 30분께 다중밀집시설인 대중목욕탕을 방문했다. 목욕탕은 타액, 수건 등을 통해 바이러스가 불특정 다수에게 전파될 가능도 있는 곳이다.
A씨는 지난 15일 상태가 악화하자 보건소를 찾았고, 증상이 나타난 지 이틀이 지나서야 대구의료원에 격리됐다.
권영진 대구시장은 16일 “대구 첫 메르스 확진 환자가 공직자라는 사실에 참담하고 죄송한 심정”이라며 “메르스 퇴치를 위해 시민 여러분의 협조와 자발적인 신고가 중요하다”고 호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