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우고픈 기억을 잊을수 있을까'이방인'의 문승욱감독의 디지털영화 '나비'는 후반작업이 채 끝나기도 전 국내의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를 시작으로 유수의 세계 영화제 경쟁부문에 앞다퉈 초청돼 국내 개봉전에 이미 국내외 언론, 평단, 관객들과 만난 작품이다.
좋은 반응도 얻어 부천에서는 강혜정이 여우주연상을, 로카르노영화제에서는 김호정이 여우주연상을 받았다.
'나비'는 낙태의 고통스런 기억을 지우고 싶어하는 안나(김호정)와 망각바이러스 가이드 유키(강혜정), 택시기사 K(장현성), 이 세사람이 함께 하는 여행을 통해 상처를 치유할 희망의 가능성을 찾는 로드무비 형식이다.
그리고 이 망각의 바이러스를 찾아오는 사람들과 이것으로 돈을 버는 사람들간에 얽힌 다툼도 있다.
시간과 지명을 알 수 없는 한국의 어느 도시에는 산성비가 내리고, 잊고 싶은 기억만을 골라 지워주는 망각 바이러스가 존재한다는 소문이 떠돈다.
독일로 이민갔던 안나는 낙태의 고통스런 기억을 지우기 위해 망각 바이러스를 찾아 고향인 이 도시로 날아온다.
그곳에서 안나는 바이러스 가이드 유키와 택시기사 K와 함께 바이러스를 찾아나선다.
이 영화는 SF적인 설정속에서 어른들을 위한 우화처럼 만들어간다. 마치 '오즈의 마법사'의 도로시가 진실은 자기속에 내재되어 있는데 긴 여행을 통해서 집으로 돌아가듯이.
안나도 미지에서 낯선 이들을 만나고 그 여정속에서 하나의 진실을 깨닫는다. 고통은 단순히 눈감아버림으로써 잊혀지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