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목표주가 올리기 '주가에 둔감'

올해 들어 증시가 10여년 만에 사상최고가를 돌파하는 호황을 맞아 국내 증권사들이 잇따라 개별종목의 목표주가를 올렸지만 주가 상승률에는 미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증권사들의 목표주가 조정은 대체로 지수에 후행했으며 주가 떨어질 때는 목표주가를 고수하다가 오른 뒤 상향 조정하는 양상을 보였다. 따라서 증권사들의 목표주가를 투자지표로 삼기에는 주가에 너무 둔감하다는 지적도 있다. ◆주가 오른 뒤 목표가 상향..떨어질 땐 침묵 = 20일 증권정보 제공업체인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국내 34개 증권사의 목표주가 상향 속도는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에서 모두 지수 상승률을 따라가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유가증권시장 시총 상위종목으로 구성된 코스피200은 올 들어 이달 15일까지 31. 88% 상승했지만 국내 증권사가 목표주가를 제시한 지수구성종목 155사의 목표주가지수는 같은 기간 100에서 123.82로 23.82% 늘어나는데 그쳤다. 코스닥50지수도 올 들어 16.50% 올랐지만 코스닥시장 47개 상장사 목표주가지수는 절반 수준인 8.21% 상승하는데 그쳤다. 에프엔가이드는 최근 3개월 동안 제시된 국내 34개 증권사의 상장회사 목표주가평균치를 합산해 시장컨세서스를 제시하고 있다. 이번 조사에서는 코스피200과 코스닥50 구성종목을 대상으로 시가총액 가중평균방식으로 목표주가지수를 만들어 실제 시장지수와 비교했다. 에프엔가이드 관계자는 "증권사에서 제시하는 목표주가는 대체로 6개월 이후 주가 전망이지만 대체로 지수를 후행하는 양상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주가가 하락할 때는 증권사들이 목표주가를 고수하는 경향이 강해 실제지수와 목표주가지수의 괴리도 벌어졌지만 주가가 오를 때는 간격이 좁혀졌다. ◆유가증권시장 '대상', 코스닥 '휴맥스' 인기최고 = 유가증권시장에서 증권사애널리스트들이 가장 넉넉하게 목표주가를 올려준 종목은 음식료업종에 속하는 대상으로 평균 238.61% 올랐다. 증시 호황의 최대 수혜주로 꼽힌 대우증권과 현대증권의 목표주가도 234.49%, 154.04% 상향 조정됐다. 한진중공업과 삼성중공업, 현대중공업도 조선경기 호황에 힘입어 목표주가가 120~146% 올랐으며 종근당과 중외제약의 평균 목표주가도 제약주 투자열풍을 틈타 각각 134.17%, 125.20% 상승했다. 업종별로는 보면 주식 투자열기를 반영해 증권주의 평균 목표주가 상승률이 108. 44%로 가장 높았다. 이 밖에도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의약품(64.87%)과 음식료(55.16%), 섬유.의복(54.94%), 유통업(44.80%), 건설업(44.76%), 보험(44.41%), 운수장비(44.04%), 은행(36.68%) 순으로 주가 전망을 밝게 봤다. 유가증권시장에서는 모든 업종의 평균 목표주가가 상승해 강세장을 반영했다. 코스닥시장에서는 셋톱박스 제조업체인 휴맥스의 목표주가 상승률이 179.72%로단연 최고였다. 이 밖에 CJ홈쇼핑(76.71%), 아이디스(76.22), 예당(55.73), 에스에프에이(53.11%), GS홈쇼핑(47.50%), LG텔레콤(36.78%) 순으로 목표가 상승속도가 빨랐다. 업종별로는 통신방송서비스(34.24%)와 운송(25.06%), 제조(12.61%), IT하드웨어(10.14%) 순으로 목표주가 상승폭이 컸다. ◆일부 종목은 목표가 반토막 = 한편 사상최고가 시대에도 실적악화 등에 따른영향으로 증권사 평균 목표주가가 급격히 추락한 종목도 있다. 유가증권시장에서는 KEC의 목표주가가 92.22%나 추락했으며 자화전자(-40.42%),엔씨소프트(-26.60%), 아세아시멘트(-22%), 한국가스공사(-15.31%)의 목표주가가 급락세를 보였다. 코스닥시장에서는 애플과 삼성전자와 힘겨운 경쟁을 벌이고 있는 레인콤의 목표주가가 46.42%나 추락했고, 유일전자(-38.85%), 디엠에스(-34.04%), KH바텍(-27.14%), 웹젠(-25.76%) 등 실적전망이 악화된 기업들이 목표주가가 하락추세를 보였다. (서울=연합뉴스) 김상훈 김호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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