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경제의 가장 큰 문제인 투자감소를 해결하지 못하는 한 한국은 영원히 프리미어리그(선진국의 대열)에는 못 들어갈 겁니다." 장하준(44) 영국 케임브리지대 교수가 11일 신자유주의를 비판한 신작 '악한 사마리아인-부유한 국가, 엉터리 정책, 그리고 개발도상국에 대한 위협'이라는 저서의 출판 강연회에서 이같이 밝혔다. 장 교수는 다음달 5일 이 책의 시판을 앞두고 런던의 싱크탱크 채텀 하우스에서 가진 강연에서 한국경제의 가장 큰 문제점으로 성장의 동력인 투자감소를 꼽았다. 그는 "주주자본주의의 팽배로 기업들이 단기 이윤과 배당률에 집착하면서 외환위기 전 국민소득 대비 13∼14%에 이르던 설비투자가 이제 7%로 떨어졌다"고 우려했다. 장 교수는 "쓰러진 사람을 도와주는 척하며 돈을 강탈해간 사마리아인처럼 선진국들이 과거 보호무역을 통해 성장했으면서 후진국들에는 신자유주의 경제질서를 강요한다"며 "후발 성장국들은 자국의 경제 상황에 맞춰 전략적인 방식과 고유한 속도로 세계화를 추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지난 2005년 역시 신자유주의를 신랄하게 비판한 '쾌도난마 한국경제'라는 책을 내놓고 대중적인 호응을 얻은 바 있다. 2001년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인 조지프 스티글리츠는 장 교수의 책을 "세계화를 바라보는 새로운 매혹적인 방법을 제시하는, 현명하고 생생하며 도발적인 책"이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