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금융위기 이후 세계 각국이 자국 자동차산업 보호를 위해 천문학적인 공적자금을 쏟아부었지만 한국이 가장 인색한 것으로 나타났다.
일본 니혼게이자이(日本經濟)신문은 9일 미국의 조사기관을 인용해 전세계 자동차산업 지원액이 올 들어 모두 1,642억달러에 달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 가운데 제너럴모터스(GM)와 크라이슬러를 살리기 위해 자금을 쏟아부은 미국이 883억달러로 가장 많았고 프랑스(77억달러), 스페인(60억달러), 독일(51억달러) 등이 뒤를 이었다. 한국은 23억달러로 중국(47억달러), 일본(38억달러), 캐나다(33억달러) 등에 이어 가장 적었다. 지역별로는 미국과 캐나다 등 북미가 953억달러, 유럽이 600억달러, 아시아지역 등이 89억달러였다.
자동차산업 지원에 가장 먼저 나선 미국의 경우 금융위기라는 특수한 상황에서 당초 자금난에 처한 GM 및 관련 부품기업으로 대상을 한정해 관련 산업과 고용을 유지하겠다는 계획이었다. 하지만 올봄부터는 친환경차량 등으로 지원 대상을 확대해 시장경쟁에 맡겨야 할 분야에까지 과감히 공적자금을 투입하고 있다. 이에 뒤질세라 유럽에서도 프랑스와 독일ㆍ영국 등이 자동차산업 보호와 고용유지, 친환경 차량 육성 등을 위해 직접 지원을 확대하고 있다.
이에 따라 자동차산업에 대한 과잉 보호가 국가 간 무역분쟁을 초래할 수도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월가의 한 애널리스트는 “각국이 서로의 입장을 고려하며 입을 다물고 있어서 그렇지 위기시 구조조정의 범위를 넘어선 산업 지원은 국제무역분쟁의 실마리를 제공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