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병언(사망) 전 세모그룹 회장의 최측근으로 알려진 김필배(76) 전 문진미디어 대표가 검찰에 자수 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인천지검은 24일 김 전 대표가 최근 검찰에 자수 의사를 밝히고 대한항공편으로 미국 하와이 호놀룰루를 출발해 25일 오후5시55분께 인천공항으로 귀국한다고 밝혔다.
검찰은 김 전 대표가 귀국하면 곧바로 체포영장을 집행할 방침이다. 김 전 대표는 장기간의 해외도피로 지친데다 유 전 회장의 일가와 측근들의 1심 재판이 마무리되면서 자수를 결심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전 대표는 지난 4월16일 세월호 사고 이후 90일짜리 비자 면제 프로그램으로 미국으로 건너간 뒤 잠적했다. 검찰은 이후 김 전 대표가 수백억원대의 회사 공금을 횡령·배임한 혐의를 잡고 체포영장을 발부 받아 여권을 무효화하는 한편 인터폴에도 김 전 대표에 대한 적색수배령을 내렸다.
유 전 회장의 '브레인' 역할을 해온 것으로 알려진 김 전 대표는 유 전 회장 일가 계열사의 복잡한 지분구조를 설계해 비자금 조성을 가능하게 한 인물로 알려졌다.
또 유 전 회장의 경영 승계자로 알려진 차남 유혁기(42)씨와 함께 계열사 경영을 주도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전 대표가 자진 귀국할 경우 현재 수배 대상자 중 검거되지 않은 유씨 일가·측근으로는 차남 혁기씨만 남게 됐다.
한편 검찰은 300억원대 횡령과 배임 혐의로 기소된 유 전 회장의 부인 권윤자(71)씨와 권씨의 동생인 권오균(64) 트라이곤코리아 대표에게 각각 징역형을 구형했다.
검찰은 이날 인천지법 형사12부(이재욱 부장판사)의 심리로 열린 결심공판에서 권씨에게 징역 2년6월을, 권 대표에게 징역 5년을 각각 구형했다. 구형 이유는 따로 설명하지 않았다. 권씨는 황토색 수의를 입고 결심공판에 출석해 고개를 숙이고 침울한 표정으로 재판을 받았다.
이날 권씨 남매의 결심공판에는 80여명의 기독교복음침례회(일명 구원파) 신도가 몰려 방청석을 가득 메웠다.
권씨는 2010년 2월께 구원파의 재산을 담보로 297억원 상당을 대출 받은 뒤 이를 동생 권 대표의 사업자금으로 쓴 혐의로 구속 기소됐다.
또 2009년 8월 구원파의 자금 2억9,000만원을 유씨 일가 회사의 계열사인 흰달에 유상증자 대금 명목으로 지급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구원파를 세운 고 권신찬 목사의 자녀인 권씨와 권 대표가 대출 과정에서 구원파 내 자신들의 영향력을 이용한 것으로 판단해 구속 기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