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지난 5일 이산가족 문제를 논의하기 위한 남북 적십자 실무접촉을 개최하자는 우리 정부의 제안을 6일 거부했다.
북한은 이날 오전 판문점 연락관 채널을 통해 보내온 조선적십자중앙위원회 위원장 명의의 통지문에서 "지금은 이산가족 문제를 협의하기 위한 남북 적십자 실무접촉을 가질 환경과 분위기가 조성돼 있지 못하다"며 "현 남북관계로 봐서 이산가족 상봉 정례화와 같은 중대한 인도적 문제는 남북 적십자 간 협의로 해결될 성격의 문제가 아니다"라고 밝혔다.
북한의 이러한 입장은 한미연합 훈련이 진행되는 와중에 우리 측과 대화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한 것으로 보인다. 한미 연합 키리졸브 훈련은 이날 종료됐지만 독수리 연습은 4월18일까지 계속될 예정이라 이산상봉 행사 재개 문제는 다음달 하순에나 본격 논의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와 관련해 우리 정부는 "북측이 남북 적십자 간 이산가족 상봉 정례화 등 근본적 해결 방안을 협의하자는 우리 측 제의에 호응하지 않은 데 대해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며 "우리 측이 수차례 밝혀왔듯 이산가족 문제는 어떤 사안과 연계됨 없이 남북 간에 우선적으로 해결해야 할 과제"라고 강조했다.
한편 북한은 전날 국내 민간단체의 대북 전단 살포를 문제 삼는 국방위원회 명의의 통지문을 서해 군통신선을 통해 청와대 국가안보실 앞으로 보낸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통일부 당국자는 "민간단체에서 자율적으로 하는 행위를 법적으로 특별히 문제 삼기 어렵다"면서 "정부가 자제를 요청하거나 물리적으로 못하게 할 입장이 아니다"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