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재정위기로 우리나라의 유럽연합(EU)에 대한 수출이 줄었지만 자유무역협정(FTA) 혜택을 받는 관세인하 품목의 수출은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제여건 악화 속에서도 FTA가 무역의 버팀목이 돼주고 있다는 것이 정부의 판단이다.

21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한ㆍEU FTA가 발효한 지난해 7월부터 6개월간 관세가 내려간 품목의 수출이 16.1%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EU가 같은 기간에 세계 전체에서 수입한 동일 품목의 증가율(6.7%)보다 10%포인트가량 높은 수치다.

FTA 관세인하 품목 중 석유제품이 235.4%나 수출이 늘어 가장 큰 혜택을 누렸다. 그 다음은 승용차 71.8%, 석유제품 26.0%, 자동차 부품 15.3%, 타이어 9.1%, 플라스틱 수지 3.9% 등의 순으로 조사됐다.

하지만 유럽 재정위기 여파로 EU로 수출된 전체 물량은 7.4%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FTA와 관계없이 무관세가 적용되던 품목의 수출이 29.1%나 감소했기 때문이다. 구체적으로 선박(-48.5%), 전자 집적회로(-46.7%), 전화기(-50.5%) 등의 수출이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EU 제품의 한국 수출 현황을 보면 승용차(24.3%), 엔진부품(26%), 액체펌프(38.6%) 등이 늘어났다. 그러나 동기간에 EU 제품 수입 증가율은 19.9%로 세계 전체에 대한 우리나라 수입 증가율 20.2%와 비슷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재정부의 한 관계자는 "한ㆍEU FTA가 우리나라의 대EU 수출에 보다 긍정적인 영향이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며 "FTA 활용이 낮은 품목에 대해서는 정부 차원의 홍보를 강화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