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두환(20ㆍ클리블랜드)이 사상 처음으로 북한 땅에서 열린 프로골프대회인 ‘SBS코리안투어 금강산 아난티 NH농협오픈’ 첫날 경기에서 트리플보기를 기록하고도 단독 선두에 나섰다.
지난해 11월 KPGA에 입문한 신예 방두환은 25일 북한 강원도 고성군 금강산 아난티골프코스(파72ㆍ7,630야드)에서 개막된 이 대회 1라운드에서 3언더파 69타를 기록, 김위중(27)과 김종명(31)을 1타차로 제치고 단독 선두가 됐다.
방두환은 이날 버디 6개를 기록했으며 보기는 한 개도 없었으나 트리플보기를 하면서 타수를 크게 잃었다. 무려 1,016야드나 되는 파6의 12번홀에서 9타를 기록한 것.
그러나 방두환은 6언더파 단독 선두를 달리던 김창윤(24ㆍ휠라코리아)이 마지막 3개홀에서만 5타를 잃으며 주저앉은 덕에 리더보드 맨 윗자리를 차지할 수 있었다. 10번홀부터 출발한 김창윤은 1,016야드의 12번홀은 무사히 넘겼으나 7번홀에서 티샷을 OB 내며 트리플보기를 한 뒤 막판 2개홀을 연속 보기로 마무리하는 바람에 1언더파 71타까지 처졌다. 결국 김창윤은 김형태(30ㆍ테일러메이드), 김상기(23)ㆍ김형성(27ㆍ이상 삼화저축은행) 등과 공동4위를 이루는 데 만족해야 했다.
상금랭킹 1위인 김경태(21ㆍ신한은행)가 불참한 가운데 가장 강력한 우승후보로 꼽혔던 강경남(24ㆍ삼화저축은행)은 버디와 보기를 3개씩 맞바꿔 이븐파 72타로 공동8위에 랭크됐다.
1,016야드 12번홀 버디 1명뿐
○…이날 단연 화제가 된 홀은 파6의 12번홀. 1,016야드로 아마추어 골퍼들에게는 파7인 이 홀은 90도 각도로 꺾여 있어 대회 전부터 가장 공략하기 까다로울 것으로 꼽혔던 곳. 1라운드 결과 60명의 출전자 중 버디를 잡은 선수는 김성윤(25ㆍKTF) 단 1명뿐이었고 파를 기록한 선수도 18명에 불과했다. 절반에 가까운 26명이 보기, 7명은 더블보기, 6명은 트리플보기를 기록했다. 10타 만에 홀아웃한 선수도 2명이나 있었다. 이날 기록된 12번홀의 평균타수는 7.083타.
OB서 볼 찾으며 北군인 '호각' 해프닝
○…북측 인민군 초소가 인접해 있는 7번홀(파4)에서는 한바탕 해프닝이 발생하기도. 정재훈이 두번째 샷을 길게 쳐 그린을 넘기는 바람에 OB지역에서 볼을 찾았는데 이를 이상하게 여긴 북측 군인이 호각을 불었던 것. 그 호각 소리에 흠칫 놀란 최호성(34ㆍ삼화저축은행)은 퍼트를 미스하는 바람에 보기를 기록하기도.
박도규 첫 버디·권명호 첫 이글 주인공
○…황인춘(33ㆍ클리블랜드)이 1번홀 첫 티샷의 영광을 안았으나 OB를 내버리는 바람에 머쓱한 표정. 결국 파4홀인 첫 홀을 트리플보기로 마무리. 첫 버디는 1번홀 티샷을 그린 앞 150m 벙커에 빠뜨렸지만 8번 아이언 세컨드 샷으로 홀 8m에 올린 뒤 퍼팅을 성공시킨 박도규(37ㆍ르꼬끄골프)가 기록. 첫 이글은 권명호(23ㆍ삼화저축은행)가 작성했는데 역시 1번홀에서 142야드를 보고 9번 아이언으로 세컨드 샷 한 볼이 그대로 홀인됐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