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급 야구선수 10명과 유명연예인 등의 이름이 포함돼 충격을 던져 준 병역비리 연루자 명단은 경찰이 구속된 브로커 2명의 고객명단과 휴대전화 통화내역, 진단서 등을 추적해 작성한 것이다.
명단에는 모두 167명의 이름과 주민등록번호, 해당 병무청 소재지 등이 기록돼있으며 이들 중 80여명은 소변검사 조작으로 병역면제 판정을 받았거나 징병 심사과정에서 브로커와 접촉한 흔적이 있어 경찰의 사법처리 대상으로 지목됐다.
명단에서 오른 8개구단 소속 현직 야구선수의 수는 1군에 속하는 50여명을 비롯해 104명으로, 프로야구협회에 등록된 전체 야구선수의 수가 481명임을 감안하면 5명에 1명꼴로 병역면제 의혹을 받고 있는 셈이다.
특히 1,2군을 합쳐 50여명의 선수를 보유하고 있는 한 구단의 경우, 소속 선수40여명의 이름이 명단에서 확인됐으며 이들 중 16명 정도가 경찰 수사대상에 오른상태여서 이번 수사로 막대한 타격을 입게 될 것으로 보인다.
다른 구단은 적게는 4명에서 주로 10명 안팎씩의 선수들이 명단에 올랐으며 전체 167명 중 병역면제인 제2국민역 판정을 받은 것으로 기록된 인물들은 42명에 이르고 있다.
이들 중에는 유명 연예인 3명과 A급 투수 P씨와 타자 L씨 등 주전 야구선수들이 다수 포함돼 있다.
P,L 선수의 경우, 각각 지난 2000년과 1998년에 병역면제 처분을 받은 뒤 재작년 아시안게임에서 국가대표로 금메달을 획득, 합법적인 병역면제 자격도 갖춘 상태여서 이들의 병역법 위반 여부가 어떻게 결론날 지 주목된다.
병역면제자들은 대부분 신증후군과 사구체신염 등 신장질환이 면제사유가 됐으며 연예인 3명과 주전선수들을 포함한 23명은 지난 96년부터 2001년 사이에 병역심사를 마쳐 공소시효를 벗어난 상태다.
그러나 경찰은 처벌대상인 55명 외에 공소시효를 완성한 야구선수들에 대해서는조사를 벌여 관련사실을 병무청에 통보, 재검 내지는 면제취소 처분을 받게 할 계획이어서 비리 연루자들은 이번 수사로 직.간접적인 제재를 받을 것으로 보인다.
(서울=연합뉴스) 안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