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타임스 "김정일, 천안함 사태의 수혜자"

"北 주민에 위기의식 고취, 화폐개혁ㆍ식량난 따른 불만 무마"

미국 일간지 로스앤젤레스타임스(LAT)는 6일 “천안함 공격으로 조성된 한반도 위기가 병약한 독재자 김정일에게 식량난에 시달리는 북한 주민들의 불만을 다른 곳으로 돌릴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 신문은 김일성대 교수 출신인 조명철 대외경제정책연구원 국제개발협력센터 소장의 말을 인용,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이 주민들의 관심을 다른 곳으로 돌려 현실적인 고난을 잠시 잊게 하려는 `왝 더 독(wag the dog)' 전략에 따라 천안함 사건 후 대규모 군중집회를 열고 방공훈련을 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LA타임스는 북한이 지난해 서투른 화폐개혁에 실패, 시장이 사라지고 200만명이 굶어 죽은 1990년 중반 이후 가장 심각한 식량난을 겪고 있으며 건강이 좋지 않은 김 위원장의 후계구도도 공고하지 않아 주민들의 관심을 다른 곳을 돌려야 할 필요성이 있다고 해석했다. 이 신문은 지난주 평양에서 열린 군중집회에 동원된 북한 주민 10만명은 남한 정부가 미국과 공모해 북한을 봉쇄하고 전쟁을 도발하려 한다며 비난하고 고난의 행군에 나서자고 주장했다고 전했다. LA타임스에 따르면 워싱턴 소재 국제전략연구협회(ISSA)는 지난주 발표한 보고서에서 "(단기적 관점에서) 김정일은 자신이 선동했던 천안함 사건의 승자인 반면 최근 선거에서 패배한 남한의 보수당(한나라당)은 가장 큰 패배자"라고 평가했다. 안드레이 란코프 북한전문가는 “천안함 공격이 김정일 스타일은 아니며, 그의 아들인 김정은처럼 격하기 쉽고 (지난해 11월 발생한 제3차 서해교전에서 승리한) 남한측에 대한 복수 방법을 찾고 있는 (승리를 통해 자신의 능력을 보여주려 하는) 장군의 소행으로 보인다. 이는 북한정권 의사결정의 질이 매우 떨어졌다는 증거”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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