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일제지, 신호제지 경영권 확보

신호제지측 별도 이사 선임…분쟁 지속 전망

국일제지가 신호제지 경영권을 확보했다. 13일 경기도 평택시 영천관광호텔에서 열린 신호제지 임시주총에서 국일제지가추천한 최우식 국일제지 사장 등 5명의 후보가 모두 사내이사로 선임됐다. 득표를 많이 한 순서대로 이사를 선출하는 집중투표제로 진행된 사내이사 5명선임 투표에서 신호제지측에서 추천한 5명의 후보는 모두 한표도 얻지 못했다. 국일제지에서 추천한 김경태씨도 68.97%의 찬성표를 얻어 사외이사로 선임됐다. 임시주총에서는 68.96% 찬성으로 옛 신호제지 사주인 이순국 이사의 해임안도 가결됐다. 이에 따라 국일제지는 이번에 새로 선임된 6명의 이사를 포함해 총 12명의 이사가운데 9명의 이사를 확보, 신호제지 경영권을 사실상 확보했다. 이날 임시주총에는 전체 의결권이 있는 발행주식 2천380만주 가운데 67.56%인 1천607만주가 출석했다. 하지만 임시주총을 소집한 국일제지는 주총에 참석하지 않은 신호제지 경영진과신안그룹의 지분(9.9%)까지 출석한 것으로 간주, 2천320만주가 출석한 것으로 집계했다. 국일제지는 출석하지 않은 신호제지 경영진과 신안그룹 등의 지분을 사내이사선임에 대해서는 기권표로, 사외이사 선임과 이순국 신호제지 이사 해임안에 대해서는 각각 반대표로 처리했다. 최우식 국일제지 사장은 "주총 전 이미 국일제지가 3분의 2 이상의 우호지분을확보한 것으로 판단됨에 따라 신호제지 경영진과 신호제지의 우호세력인 신안그룹측에서 주총에 참석하지 않은 것 같다"며 "이들 지분을 반대표로 처리해도 국일제지가제안한 안건을 통과시키는 데 문제가 없다는 것을 보여줬다"고 말했다. 하지만 신호제지 경영진측은 임시주총이 열리는 동안 인근 식당에서 별도의 주주총회를 개최, 자신들이 추천한 사내외 이사 후보 6명을 이사로 선임하고 선임 이사를 법원에 등기한 것으로 전해져 양측간의 경영권 분쟁이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국일제지측의 법무법인인 태평양의 안영수 변호사는 "신호제지측은 `국일제지가신호제지 관계자들의 임시주총장 진입을 막았다'는 명분으로 별도의 주총을 열고 이사를 선임했다"고 말했다. 안 변호사는 "신호제지측은 선임한 이사를 법원에 먼저 등기, 국일제지가 소집한 주총에서 선임된 이사들의 등기를 막았다"면서 "신호제지가 연 주총은 법적 근거가 없는 만큼 집행정지 가처분 신청 등을 통해 법적으로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국일제지가 신호제지의 경영권을 완전히 인수하기 위해서는 최소 2주이상 더 필요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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