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코올중독증을 치료하기 위해 정신병원에 입원했던 70대 노인이 18시간을 강제로 묶여 있다 사망했다. 또 다른 정신병원에서는 직원이 환자를 발과 무릎 등으로 폭행했다. 국가인권위원회는 해당 병원 원장과 직원들을 검찰에 고발했다.

28일 국가인권위원회에 따르면 전모(사망 당시 72세)씨는 2013년 11월22일 오후3시께 알코올의존증 치료를 위해 A정신 병원 폐쇄 병동에 입원했다. 입원 당시 전씨가 받았던 진료에서는 혈압이 높다는 점 외에 특별한 문제가 발견되지 않았고 입원 후에도 별다른 저항 없이 이상 징후가 없었다.

원장 최모(37)씨는 그러나 전씨가 알코올 금단 증상을 보인다며 입원 2시간여 후인 당일 오후4시55분부터 오후8시10분까지 3시간여 동안 1차 격리했다. 최 씨는 이후 오전2시40분께 전씨가 불안해한다며 간호사가 전화보고를 하자 다음날 오후8시30분까지 17시간50분 동안 침대에 강제로 결박하도록 지시했다. 전 씨는 강박 당한 동안 내내 거의 의식이 없는 상태였고 결국 이튿날 근처 병원으로 이송됐지만 하루 만에 사망했다. 인권위는 피해자 사망이 격리·강박과 인과관계가 인정된다며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로 원장 최씨를 검찰에 고발했다.

인권위는 또 다른 B정신병원에서는 보호사 장모(38)씨가 환자 박모(35)씨를 폭행한 사실을 폐쇄회로TV(CCTV) 등을 통해 확인하고 장씨를 정신보건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장씨는 지난해 11월15일 아침배식 과정에서 환자 박모씨가 밥을 더 달라고 했다가 거부당하자 "저 XX 때문에 이 병원이 발전을 못해"라고 말한 것에 앙심을 품고 있다가 아침 배식을 마친 후 식사 중인 박씨에게 다가가 발로 박씨의 어깨를 차고 몸통에 올라타 목을 누른 것은 물론 쓰러졌다 앉은 박씨의 가슴팍을 무릎으로 가격 했다. 인권위 관계자는 이날 "정신병원은 보호자도 허락 없이 들어갈 수 없을 만큼 외부 출입이 제한돼 그 안에서 일어나는 사건은 은폐되기 쉽다"며 "올해 중 실태조사에 나서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