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펀드업계를 강타한 상품 중 하나는 주가연계펀드(ELF)였다. 증시 변동성 확대로 주가연계증권(ELS) 발행량이 늘자 이에 투자하는 ELF도 높은 쿠폰 수익률에 힘입어 투자자들을 끌어모았다.
하지만 승승장구하던 ELF가 올해 들어서는 다소 주춤한 모습이다. 증시 변동성이 줄면서 ELS가 수익을 내기 어려워지자 ELF 쿠폰 수익률도 지난해 8%에서 올해 5%까지 떨어졌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ELF도 ELS 만기 구조에 따라 1년, 3년만 운용되는 단위형 펀드인데 최근 쿠폰 수익률이 감소해 대체 상품을 문의하는 투자자들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ELF의 인기가 수그러들자 최근 운용사들이 ELF 대체제로 목표전환형 펀드를 잇따라 선뵈고 있다. ELF처럼 정해진 기간만 운용하는 단위형 펀드지만 6~8%수준의 목표 수익률을 제시하고 목표를 달성하면 채권자산으로 갈아타 '정기예금+α' 수익을 추구하는 펀드다. 최근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은 코스피200 추종 ETF와 코스피200 선물에 투자해 7%의 목표 수익률을 추구하는 'ETF스마트레버리지 목표전환형' 펀드를 야심 차게 선보였다.
김성훈(사진)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 대안운용팀장은 "최근 국내 증시를 둘러싼 자금 흐름이 예측 가능해지면서 액티브 펀드로 수익을 내기가 다소 어려운 상황"이라며 "ETF로 코스피지수를 추종한 뒤 코스피200 선물로 레버리지 전략을 더해 7% 수준의 수익을 추구하는 목표 전환형 펀드가 각광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ETF스마트레버리지 목표전환형 펀드는 기본적으로 순자산의 60% 이상을 코스피200을 추종하는 ETF(KODEX200, TIGER200 등)에 투자해 주가 지수 상승에 따른 수익을 추구한다. 만약 주식시장이 하락할 경우 코스피200 선물을 매수, 레버리지를 확대해 지수 반등 시 추가 수익을 도모한다. 예를 들어 펀드 설정일인 4월5일 전날 코스피 종가를 기준으로 코스피지수가 2.5%씩 하락할 때마다 코스피200 지수 선물 비중을 10%씩 최대 130%까지 늘려 향후 지수가 추가 반등할 때 레버리지를 극대화한다.
ETF에 투자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김 팀장은 마케팅과 비용 절감 효과를 꼽았다. 김 팀장은 "코스피200을 추종하기 위해 직접 종목 바스켓을 구성할 수도 있지만 그러면 운용 비용이 커진다"며 "최근 주요 운용사들이 ETF 보수를 인하한 데다 ETF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이 커지면서 홍보 효과를 높이기 위해 ETF를 담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이 펀드의 또 다른 특징은 정해진 기간 동안만 가입할 수 있는 단위형 펀드라는 점. 다음달 4일까지만 가입할 수 있다. 추가로 펀드에 납입할 수 없고 최장 운용 기간도 5년으로 정해져 있다. 김 팀장은 "가입 시점이 지나치게 분산될 경우 투자자별로 코스피 기준 지수가 달라져 운용에 어려움이 따른다"며 "다음달 4일까지만 가입자를 받은 뒤 이날 코스피 종가를 기준으로 펀드를 체계적으로 운용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펀드가 목표했던 7% 수익을 달성하면 채권 및 유동성 자산으로 갈아타 수익을 관리한다. 만약 펀드 설정일 이후 6개월 이내에 전환 조건을 달성했을 경우 펀드 최초 설정일 이후 1년이 경과한 날에 조기상환을 할 수 있다. 펀드 최초 설정 이후 6개월 이후에 7%의 수익에 도달하면 운용 전환일 이후 6개월에 해당되는 날에 조기상환이 가능하다.
김 팀장은 "현재 국내 증권사들이 제시한 향후 1년 코스피 밴드가 1,850~2,150 수준"이라며 "2,000을 기준으로 코스피가 2,150선까지 오르면 7.50%의 수익을 낼 수 있기 때문에 설정 이후 최소 1년이나 최대 1년 6개월 안에 목표 수익 달성에 따른 조기상환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절세 매력도 빼놓을 수 없는 요소다. ELS에 투자하는 ELF가 금융소득종합과세 대상에 포함되는 반면 ETF스마트레버리지 목표전환형 펀드는 국내 주식에 투자해 수익을 얻기 때문에 비과세 혜택을 받을 수 있다.
김 팀장은 "ELF 쿠폰 수익률에 만족하지 못하는 투자자들, 앞으로 지수가 지속적으로 상승하거나 박스권에서 움직일 것이라고 가정하는 투자자들의 경우 7% 수준의 수익이 끌린다면 투자를 고려해볼 만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