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남대 20년만에 주민품으로

충북 청원군 문의면 일대 54만평 규모의 대통령 별장 청남대가 18일 주민들의 품으로 돌아왔다. 지난 83년 전두환 전 대통령이 “이런 데 별장 하나 있으면 좋겠다”고 말해 지어진 지 20년만이다. 노무현 대통령은 지난 17일 청남대로 내려와 3당대표와의 골프회동 만찬 후 부인 권양숙 여사와 하룻밤을 묵은 뒤 이날 오전 청남대에서 청남대의 소유권을 청와대에서 충북도로 넘기는 기념행사를 가졌다. 지역 주민 등 관계자 1,0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기념행사에서 노 대통령은 “청남대는 너무 아름다워 누구라도 독점하고 싶은 맘을 가질 만한 곳이고 `나라일을 보는 대통령이 이 정도는 쉬는 장소로 가져도 되지 않느냐`고 말하지만 주민들의 원성 속에 조성됐기 때문에 인정받는 시설이 아니라 원성의 표적이 돼버렸다”면서 “때문에 돌려드리는 게 도리에 맞다고 생각했다”고 반환 배경을 설명했다. 노 대통령은 “이 아름다운 곳을 모두 함께 출입하고 즐길 수 있게 된 것을 매우 기쁘게 생각하고 축하드린다”면서 “(청남대 반환은) 민권 회복의 상징으로도 의미가 크지만 충북 살림에도 보탬이 되기를 기대하며, 이를 위한 좋은 살림살이 방법을 찾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이원종 충북지사는 인사말에서 “이렇게 멋진 청남대를 여러분께 되돌려준 노 대통령의 멋진 결단에 감사를 드린다”며 “이 역사적 현장을 모든 사람들에게 사랑받는 역사적 명소로 만들자”고 다짐했다. 김진표 부총리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행사에서 중앙정부를 대표해 이 지사와 함께 소유권 이양 합의서를 서명, 교환했다. 노 대통령은 청남대 본관 앞 정원에서 장미와 마가목 12년 생을 기념식수하는 것으로 기념행사를 마쳤다. 청남대는 22일부터 민간에 본격 개방될 예정이다. 노 대통령은 충북도의 요청에 따라 앞으로 여름 휴가나 여야 정치인과의 회동 등을 위해 이곳을 가끔 이용할 방침이다. <박동석기자 everest@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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