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in마켓] 해빙기 맞은 IPO시장

대기업부터 친환경업체까지 38개사 연내 상장 채비
IT기업이 전체 3분의 1
지난해 실적 향상 여부가
시장 회복세 핵심 변수


3월 결산시기를 앞두고 국내 기업공개(IPO) 시장에 투자자들의 관심이 몰리고 있다. 통상 연내 IPO를 추진하는 기업들이 결산시기를 마치고 국내 증시 상장을 위한 본격 채비에 나서기 때문이다. 특히 올해 초 IPO에 나섰던 기업들이 공모주 청약에서 수백 대 일의 경쟁률을 기록하는 등 이른바 '대박' 행진을 이어갔기 때문에 미래 새내기주를 바라보는 투자자의 관심은 어느 때보다 크다.

전문가들은 "관건은 이들 기업의 지난해 실적"이라면서도 "지난해 상장을 연기한 기업은 물론 새롭게 추진하는 곳도 많아 침체기에 빠졌던 국내 IPO 시장이 해빙기를 맞이할 수 있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이는 서울경제신문이 각 증권사들의 올해 IPO 추진 현황을 조사한 결과에서도 나타난다.

19일 서울경제신문이 교보증권과 대신증권ㆍ동양증권ㆍ미래에셋증권ㆍ유진투자증권ㆍKDB대우증권ㆍ키움증권ㆍ하나대투증권ㆍ한국투자증권ㆍ현대증권 등 10개사를 대상으로 올해 IPO 추진 현황을 조사한 결과 총 38개 기업이 국내 증시 연내 상장을 준비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특징적인 점은 IPO에 나서는 기업이 한층 다양화하고 있다는 점이다. SK루브리컨츠와 아주베스틸ㆍ현대로템ㆍ현대로지스틱스ㆍ코오롱워터앤에너지 등 대기업은 물론 수(水)처리 등 친환경 회사들이 연이어 증시 문을 두드릴 계획이다. 스마트폰의 확대 등에 따라 다양한 정보기술(IT)기업은 물론 바이오와 웨딩 서비스, 의류, 화장품 등 다양한 회사들이 상장 채비를 준비 중이다. 실제로 올해 IPO 추진 기업 가운데 부강테크와 에코필ㆍ에코니티 등 3개사가 수처리 및 지하수 정화업과 같은 친환경 업종 회사다. 전체의 3분의1가량인 14곳이 휴대전화기 부품이나 발광다이오드(LED)칩, 2차 전지 장비 등 IT 관련 기업이다. 5개 바이오 기업을 비롯해 웨딩 서비스(아이패밀리에스씨)와 화장품 원료(에이씨티), 의류(패스트퓨처브랜즈) 등도 연내 상장이 목표다.

한국거래소 측 관계자는 "올해 IPO 시장은 지난해 침체의 영향으로 일정을 미룬 기업들과 새롭게 추진하는 곳들로 회복기가 예상되고 있다"며 "지난해 말 증권사들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도 대략 70여개 회사의 국내 증시 상장이 점쳐지는 등 어느 정도 해빙기를 맞이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회사 업종도 더욱 다양화될 것으로 보인다"며 "특히 앞으로 상장 문턱을 다소 낮춘 데 따라 코스닥시장 내보다 여러 업종 회사들의 진입이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올해 IPO 시장의 회복 여부를 결정할 키(key)로 2012년 실적을 꼽고 있다. 연내 IPO를 추진하는 기업들이 지난해 실적 향상을 이루는 등 제대로 회사 가치를 평가받을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느냐에 따라 상장 계획 이행의 여부 자체가 결정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한 증권사 IPO 담당자는 "지난해의 경우 글로벌 경기 침체와 저성장 기조로 기업 실적이 다소 타격을 받았다"며 "상장을 추진하는 곳의 실적 향상 여부가 올해 IPO 시장의 향방을 결정할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다른 증권사 IPO 관계자는 "여기에 올해 증시가 상승 추세를 이어간다면 IPO 시장 활성화에 직접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며 "아무리 실적이 우수한 기업도 증시가 침체된 상황에서 기업가치를 낮게 평가받거나 상장 뒤 주가가 크게 하락할 가능성이 있다면 무리해서 상장을 진행하기보다는 IPO 추진 계획 자체를 연기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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