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강도 자구" 워크아웃 조기극복
"우리 회사의 미래는 우리 모두 스스로가 만들어가는 것입니다." 워크아웃에 들어간 새한의 건물에 내걸린 구호다. 새한은 최근 'CA(Change Agent)'라는 특별한 조직을 만들었다. 잇단 경영위기로 크게 떨어진 사기를 되살리자는 의지를 담고있다.
공모를 거쳐 최근 ㈜새한의 경영을 맡은 김영태 회장은 "위기는 기회"라며 "스스로 살아남지 않으면 아무도 우릴 돌봐주지 않는다"며 비장한 마음가짐을 주문했다.
같은 날 취임한 강관 사장은 "워크아웃의 조기 극복을 위해 기본과 원칙에 충실한 경영을 해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적자를 기록하고 있는 한계사업은 과감히 정리하고 수익성과 성장성을 갖춘 부문에 핵심역량을 집중하겠다는 뜻이다.
두 사람의 의지는 '새 부대에 담을 새 술'에 대한 임직원들의 기대를 담고있는 동시에 새한의 2001년 구상을 잘 보여준다.
새한의 의지는 고강도 자구계획으로 나타나고 있다. 17명의 임원을 12명으로 줄였고, 6개 사업부문은 3개로 통합했다. 또 구조조정 태스크포스팀을 만들어 지속적이고 효율적인 구조조정을 진행하기로 했다.
내년에 구미공장 등을 매각해 5,200억원을 마련할 계획이다. 바이오필터, 수처리 등 환경사업에 집중해 매출 9,500억원, 영업이익 500억원을 올린다는 목표를 세워 놓고 있다.
수처리 등 환경사업은 미래 수익가치를 노린 전략산업. 새한은 기존의 수처리 시설내에 직접 설치할 수 있는 멤브레인 수처리 사업에 본격적으로 나선다. 이 회사의 수처리 공법은 흡수, 오염 처리 기능이 뛰어난 중공사막(中空絲膜)을 활용해 처리용량이 기존 제품보다 크면서도 1단계 공정으로 3차 정리 수준의 방류수 수질을 얻을 수 있는게 장점.
새한 관계자는 "우리나라도 전형적인 물부족 국가로 진행되고 있다"면서 "앞으로 지방자치 단체의 관심이 높아져 전망이 좋다"라고 말했다. 이미 연세대 원주 캠퍼스에 하루 200톤 규모의 오폐수 처리 시설과 삼성반도체(1,000톤), 삼성전자(500톤) 등의 공사를 진행했다. 국내 수처리 시스템의 선두주자가 되겠다는 목표다.
고부가가치 섬유 개발에도 적극 나선다. 나일론 수준의 촉감과 신축성을 갖고 있으면서도 염색이 쉬운 차세대 섬유 '3GT' 개발에 적극 나섰다. 다국적기업인 듀퐁으로 부터 가공기술을 도입해 빠른 시일안에 상품화할 방침이다.
새한은 생산량을 월 100톤 규모로 잡고 시장 수요에 따라 탄력적으로 조정하기로 했다. 이 섬유는 여성용 속옷, 스포츠웨어, 카페트 등에 주로 사용되며 나일론의 대체 상품으로 각광받고 있다.
의류용 고기능성 난연사도 만들어 생산에 나서면서 새해의 기대를 더하고 있다. 이 섬유는 50회 이상 세탁해도 난연성이 유지돼 미국, 영국, 독일 등 선진국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최인철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