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러시아와 에너지 협력을 강화하며 '신밀월' 관계를 과시하는 것과 달리 일본은 우크라이나 사태 이후 애매해진 대러 입장 때문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2일 보도했다.
일본은 지난 2011년 발생한 후쿠시마 원전사고 이후 에너지 공급원 다변화를 위해 러시아와의 관계 강화에 공을 들여왔으나 우크라이나 사태 이후 서구권이 대러 제재에 나서면서 러시아와의 에너지 협력관계가 위기에 봉착했다고 WSJ는 분석했다.
일본의 대형 상사인 미쓰이와 미쓰비시는 러시아 사할린 2광구 지분을 각각 12.5%, 10%씩 보유, 이를 통해 일본 천연가스 소비량의 10%를 조달하고 있다. 또 일본 정부는 컨소시엄 형태로 러시아 사할린 1광구에 지분 30%를 투자했으며 극동지역에 러시아 국영 가스회사인 가스프롬과 공동으로 연간 1,500만톤 규모의 액화천연가스(LNG) 수출 터미널 설립계획을 세운 바 있다.
그러나 우크라이나 사태 이후 서구권이 대러 제재에 나서면서 제재를 주도하는 미국 측의 입장을 외면할 수 없는 일본과 러시아의 관계도 소원해진 상황이다. 실제 일본이 추진하는 사할린1 프로젝트의 러시아 파트너사 로스네프트의 이고르 세친 회장이 미국의 제재 대상에 포함됨에 따라 이미 일본의 대러 에너지 협력사업의 리스크는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다나카 노부로 전 국제에너지기구(IEA) 상임이사는 "일본 기업들이 러시아와의 사업을 주저하는 사이 중국이 그 과실을 따 먹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