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섬유산업 세계4강 전략 성공하려면

8일 섬유의 날을 맞아 산업자원부가 10년 내에 국내섬유산업을 세계4강으로 끌어올린다는 내용의 ‘2015 섬유ㆍ의류산업의 비전 및 발전전략을 내놓았다. 사양길의 섬유산업을 다시 부활시키겠다는 것이다. 때늦은 감이 없지 않지만 지금부터라도 섬유산업에 관심을 가지고 정책적인 노력을 하겠다는 것은 뜻 깊은 일이 아닐 수 없다. 10여년 전까지만 해도 섬유산업은 우리나라 산업화의 상징이자 수출주도형 고도성장을 이끈 주력 산업이었다. 70년에는 전체수출의 40% 이상을 차지할 정도로 섬유산업을 빼놓고는 산업생산과 수출을 생각할 수 없을 정도로 압도적인 위치에 있었다. 오늘날 국내 대기업의 대부분도 섬유산업을 통해 기반을 닦았다. 그러나 80년대 이후 중화학공업화의 진전과 국내 인건비 상승, 중국 등 후발국의 추격으로 섬유산업의 비중은 점차 낮아지기 시작하다가 2000년대 이후에는 완연한 사양길로 접어들게 됐다. 국내산업에서 섬유산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71년 41.6%에서 90년 22.7%, 지난해에는 6.0%로 급감했다. 수출액은 지난 2000년 187억달러를 고비로 감소세로 돌아서 지난해에는 전년대비 7.7% 감소한 152억달러에 그쳤다. 이대로 가다가는 섬유산업은 완전히 도태될지 모른다는 위기감이 생길 만도 하다. 섬유산업 발전계획에 대한 기대가 큰 것도 이 때문이다. 그러나 한번 쇠락하기 시작한 산업의 경쟁력을 높이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다. 선진국과 기술격차. 중저가 전력, 투자부진, 브랜드구축 실패, 통상환경 악화 등이 국내 섬유산업 사양화의 원인으로 지적된다. 이중에서도 섬유산업이 양적 성장에만 급급한 나머지 디자인을 비롯한 기술력이 뒤지고 이렇다 할 브랜드 하나 키우지 못한 것이 오늘날 섬유산업이 어려움에 처하게 된 가장 큰 원인이라 할 수 있다. 섬유산업은 하기에 따라서는 얼마든지 고부가가치 산업이 될 수 있다, 일본ㆍ이탈리아 등 선진국들이 여전히 섬유강국의 위치를 지키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우리나라가 섬유강국이 되기 위해서는 과거와 같은 중저가 제품에서 벗어나 기술력과 브랜드가 뒷받침되는 고부가제품으로 승부를 걸어야 한다. 일류화 전력이 요구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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