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창종 서울지검장은 12일 “승진을 미끼로 비겁한 검사를 양산한 정권은 반성해야 한다”고 정치권에 직격탄을 날렸다.
대검 마약부장으로 좌천된 유 검사장은 이날 이임식에서 “집권자들은 정치적 중립성 확보를 명목으로 `구시대에 물들었다`며 간부들의 인적 청산을 주장하면서 인사권을 활용해 새로운 정치검찰을 배태하는 악순환을 거듭해왔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총장의 임기는 법이 보장하는 것이지 집권자가 시혜 하는 것이 아니다”며 “자신들이 사정대상이 되면 표적수사라고 주장하고 상대방이 수사대상이 되면 특별검사제를 주장하는 정치권력의 행태는 고쳐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 검사장은 “정치적 중립성의 요체는 공정한 인사와 신분보장”이라며 “검사들의 반성이 출발점이 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유 검사장은 작년 11월 피의자 사망사건 이후 부임했으나 이번에 대검 중수부장 재직시 `이용호 게이트` 부실수사 논란 등으로 좌천성 인사를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지난 10일 간부회의에서 사퇴의사를 피력한 뒤 이틀연속 평검사와 부장검사들이 강력히 만류하는 등 후배들의 신망을 받고 있으며, 최근에는 수집한 와전 1,800여점을 국립박물관에 기증하기도 했다.
유 검사장은 앞서 기자들에게 SK수사 외압 논란과 관련, “경제관료로서 SK글로벌의 분식회계 수사에 대한 이야기를 할 수도 있는 것”이라며 “수사팀이 전혀 수용하지 않았기 때문에 외압논란은 별 의미가 없다”고 밝혔다.
<고광본기자 kbgo@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