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은 11일 오전 이주열 총재 주재로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를 열어 기준금리를 현재의 연 1.75%에서 1.50%로 내렸다.
지난 3월 2.00%에서 1.75%로 0.25%포인트 조정한 후 3개월 만이다.
한은의 이번 금리 인하는 최근 경기 회복 속도가 미진한 데다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으로 인한 경제의 타격이 예상보다 큰 것으로 나타남에 따라 앞으로 경기가 추가 하락할 수 있다는 위기감에 따른 것이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최근 메르스로 인해 서비스업 등의 타격이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면서 “경제주체들의 심리와 실물경제 활동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을 미리 완화하려면 선제적으로 대응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지난달 말부터 급격히 확산된 메르스 영향으로 해외 관광객이 입국을 취소하고 백화점과 대형마트의 매출액, 신용카드 승인액이 줄어드는 등 소비심리의 위축이 심각한 상황이다.
한은은 특히 수출 감소세가 확대된데다 회복세를 보이던 소비도 메르스 영향으로 위축되면서 앞으로 경기가 추가 하락할 위험이 커졌다고 판단했다.
따라서 추가 변수가 발생하지 않는다면 다음 달에 한은이 발표할 올 성장률 전망치는 2%대로 떨어질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전망된다.
이 총재는 “다음 달에 발표할 올 경제성장률 수정 전망은 지난 4월에 전망했던 것보다 다소 낮아질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은은 연초부터 3개월마다 경제성장률 전망을 수정, 발표하는데 지난 4월에는 올 성장률을 3.4%에서 3.1%로 낮춘 바 있다.
한은은 금리 인하 외에도 금융중개지원대출 제도를 활용해 메르스로 타격을 받은 서비스업 등에 자금을 지원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금융중개지원대출은 시중은행의 중소기업 대출을 촉진하기 위해 한은이 연 0.5∼1%의 저리로 은행에 자금을 빌려주는 제도다. 지난 3월에 한도가 15조원에서 20조원으로 확대됐고 일부 대출금리도 0.25%포인트 인하됐다.
한은은 기준금리 추가 인하로 가계부채가 더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고 인정하면 가계부채에 대해서도 적극적인 관리에 나서야 한다고 밝혔다.
/디지털미디어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