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은행들이 대부분 재무건전성 테스트를 통과할 것이라는 소식에 힘입어 국내 은행주들이 급등했다.
9일 우리금융을 비롯한 대형 은행주들은 7% 이상 상승했다. 우리금융은 가격제한폭까지 폭등했으며 KB금융ㆍ신한지주ㆍ하나금융지주 등도 6~9%나 올랐다. 이는 뉴욕타임즈가 “19개 주요 은행들이 스트레스 테스트를 통과할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하면서 금융주에 대한 기대가 높아졌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은행주들은 경기회복기에 다른 업종보다 먼저 반등한다. 본격적인 경기회복에 앞서 기업과 가계의 신규 대출도 늘고 기존 대출자산의 전성도 높아지기 때문이다. 최근 경기선행지수들이 개선되면서 은행주들에 대한 투자 심리도 호전됐다.
구경회 HMC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1ㆍ4분기 순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75% 정도 감소할 것으로 보이지만 실적이 저점을 통과하는 중인 것으로 추정된다”며 “주가순자산배율(PBR)이 0.68배 수준인 현주가 수준을 감안하면 단기 급등에 따른 부담은 있지만 주가가 조정을 보일 때는 비중을 확대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아직까지 은행주들의 본격적인 회복을 기대하기에는 이르다는 의견도 만만치 않다. 이준재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4ㆍ4분기부터 경기가 본격적으로 나빠졌는데 회복되려면 시일이 더 걸릴 뿐만 아니라 아직 부실 기업들에 대한 구조조정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상황이라 은행주의 추세적인 상승은 기대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김은갑 NH투자증권 연구원도 “이번 1ㆍ4분기부터 순이자마진(NIM) 하락폭 확대 등으로 실적악화가 가시화될 것”이라며 “현 시점에서 은행주가 지속적으로 시장수익률을 상회하기는 어렵다고 판단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