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당수 기계업체들은 한.일 자유무역협정(FTA)체결시 수입 급증 등 부작용을 우려하고 있어 대응책 마련이 시급한 것으로 지적됐다.
22일 코엑스 컨벤션센터에서 한국기계산업진흥회와 산자부 공동 주관으로 열린`한.일 FTA 체결시 기계산업에 미치는 영향' 심포지엄에는 정부, 학계, 연구소, 업계 등의 관계자들이 참석, 한.일 FTA의 경제적 효과 및 대응 방안에 대해 주제발표와 토론을 가졌다.
산업연구원 유관영 연구위원은 `한.일 FTA의 경제적 효과와 기계산업' 제하의 주제 발표에서 "일반 기계의 경우 수출 비율은 일본에 못미치나 수입 비율은 일본의5배에 육박하는 등 비교 열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며 "한.일 FTA가 체결되면수출 증가는 2.4%에 그치고 수입은 55.3%나 늘어날 것으로 관측된다"고 설명했다.
또 경북대 경영학부 서정해 교수가 지난 5-6월 전국 기계업종 195개사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한.일 FTA 체결을 찬성하는 의견이 47%로 우세했으나 반대의견도 32%나 됐다.
찬성 기업 중 50.8%는 FTA가 2008년 이후 체결돼야 한다는 반응을 보였다.
반대 이유로는 `기업 경영 타격'이 66.2%로 가장 많았고 `기술 종속 심화'가 29.6%로 뒤를 이었다.
한.일 FTA 체결 이후 수출 증가를 기대한 곳은 47.5%로 절반에 못 미쳤으나 수입에 대해서는 54.6%가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국내 시장 구조조정 및 국내 산업 기반 붕괴가 초래될 것이라고 답한 곳도 각각55.7%, 41.5%나 됐다.
한.일 FTA 체결시 주요 대책으로는 ▲신상품 개발 30.9% ▲비용절감에 따른 가격경쟁력 강화 29.1% ▲중국 등 생산거점의 해외 이전 17.3% ▲일본 기업과의 전략적 제휴 모색 10% 등이 지목됐다.
한.일 FTA 체결시 핵심적으로 고려해야 할 현안 과제로는 `일본 시장 진출 확대방안 마련'이 26.4%로 가장 많았고 그밖에는 `관세 유보를 통한 국내 산업 보호 체제 구축'(22.6%), `일본의 기술 이전 및 공동 기술개발 프로그램 개발'(21.7%) 등이었다.
FTA의 경제적 효과에 대해서는 `대체로 긍정적'이라는 답변이 42.3%로 가장 높았지만 `부정적'으로 생각하는 경우도 29.4%나 됐다.
전체의 42.6%가 일본 경쟁 제품의 무관세 국내 수입시 수익이 감소될 것이라고답했으며 60.0%가 관세 철폐 1년 이내 영향력이 가시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서교수는 "한.일 FTA로 한국 제품의 대일 가격경쟁력이 다소 향상되겠지만 수출확대로 직결된다고는 볼 수 없는데다 한.일간 관세율 격차, 높은 대일 수입의존도등을 감안할 때 대일 무역 수지 적지는 크게 확대될 것"이라며 "일본 시장 특성에맞는 수출 마케팅 강화 및 외국인 투자환경 개선 방안 등이 마련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산자부 김경종 산업기계과장은 `한.일 FTA 협상 추진에 따른 기계산업 영향 및대책' 발표에서 "R&D 자금 확충, 한.일간 기술 공동작업, 공동개발 확대, 신뢰도 확충, 중소기업 대책 마련 등의 대안이 뒷받침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지난해 국내 기계산업 총수출액(501억 달러) 가운데 대일 수출은 29억달러로 5.8%에 그친 반면 기계부분 대일 수입액은 전체 수입(151억달러)의 38%인 57억달러에 달해 대일 무역적자가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연합뉴스) 송수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