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헌 현대아산 회장 사후 현대상선, 현대 엘레베이터 등 현대그룹 계열사들은 기존의 독립경영 체제로 생존을 모색하고 있다.
5일 현대자동차그룹과 현대중공업그룹이 현대그룹 사업 참여에 대해 난색을 표현함에 따라 현대상선을 비롯한 각 계열사들은 매각 절차을 진행하거나 독자생존을 하기 위한 준비에 나서고 있다.
현대그룹 계열사 가운데 현대증권, 현투증권은 푸르덴셜과 매각을 조율하고 있고 현대종합상사는 감자를 통해 그룹에서 이탈하게 된다. 이에 따라 그룹내 남아있는 회사는 현대상선, 현대엘리베이터, 현대아산, 현대택배, 현대오토넷, 현대정보기술, 현대경제연구원 정도다. 이중 현대상선과 현대엘리베이터, 현대택배는 독자생존이 가능한 기업이다. 현대상선의 경우 지난해 자동차운반사업 부문을 매각하며 유동성 위기를 극복한데 이어 올들어 해상운임이 급등하면서 영업이익이 급증하는 등 경영여건 개선이 이뤄지고 있다.
현대엘리베이터와 현대택배는 강명구 회장이 양사 대표이사겸 회장을 맡고 있고 정몽헌 회장의 장모인 김문희씨가 대주주이고 국내 2위 엘리베이터 업계 순위를 달리고 있는 것이 장점이다.
또 오토넷, 정보기술, 경제연구원은 지분구조에 따라 현대차 또는 현대중공업 그룹에 매각되는 길을 찾을 가능성이 높다. 재계 관계자는 “현대 계열사 가운데 지분구조가 자동차나 중공업과 연관되고 규모가 비교적 적은 기업의 경우 형제기업으로 인수되는 방안이 적합하다”고 지적했다.
자동차부품기업인 오토넷은 현대ㆍ기아차에 전장품을 납품하는 등 사업적 연관성이 크고 대주주인 현투증권(35%)과 하이닉스(23%) 모두 지분매각을 통한 자금마련이 시급한 상황이다. 시스템통합기업인 정보기술은 상당수 인력이 이미 자동차그룹내 오토에버 등에 흡수된 상태다. 현대경제연구원 역시 하이닉스(35.1%), 현대증권(20%)이 대주주고 정몽준 현대중공업 전 고문(0.5%)과 현대중공업(14.4%), 현대자동차가 14.9%를 보유하고 있고 매출이 300억~400억원 정도로 규모가 크지 않아 현대중공업이 인수할 확률이 높다.
<최인철기자 michel@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