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득 감소와 은퇴자와의 장시간 동거 등에 따른 스트레스로 은퇴자 본인보다 배우자의 건강이 더 나빠진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생계유지와 가족부양을 위해 힘썼던 은퇴 남편들이 거실에서 TV만 보며 빈둥거리는 '공포의 거실남', 하루 세끼 꼬박꼬박 챙겨줘야 되는 '삼식이'가 되면서 발생하는 '은퇴 남편 증후군' 때문이다.
한국고용정보원은 14일 '2015 고용패널학술대회 학생논문 공모전'의 최우수상으로 나수영(서울대 아동가족학과 석사과정)씨의 '은퇴가 은퇴자 및 배우자의 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선정했다고 밝혔다.
논문에 따르면 은퇴 직후 은퇴자와 배우자 모두 건강이 안 좋아졌다가 은퇴한 지 3~4년이 지난 뒤 다시 건강을 회복하기 시작했다. 주목할 점은 은퇴가 은퇴 당사자보다 배우자의 건강에 더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지적한 대목이다. 은퇴가 당사자에게는 부정적 변화와 긍정적 변화를 함께 주지만 배우자에게는 주로 스트레스만 불러일으키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배우자는 가구 소득이 줄어 경제적 어려움을 경험하는 데다 은퇴한 배우자와 갑작스레 많은 시간을 함께 보내면서 불편함까지 느끼게 된다. 다만 은퇴자와의 생활에 적응하면서 은퇴 3~4년 후에는 배우자의 건강도 회복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논문은 은퇴자 부부 91쌍을 선정해 지난 2006년부터 격년제 설문조사 결과를 토대로 작성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