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유명무실한 협회로 손가락질받던 중견기업연합회가 올들어 대대적인 조직개편을 계기로 구조조정펀드를 설립하고 회원사 기조실장회의를 정례화하는등 적극적인 활동에 나서고 있어 화제다.중견련(회장 박승복·朴承復)는 지난 7월 박상은(朴商銀)대한제당 사장등 현직 기업인 10명을 부회장단으로 영입했다. 또 사무총장제도를 신설, 초대총장에 조병욱(曺秉旭) 전 전경련(全經聯)상무를 선임했다. 중견련의 개혁으로 불리는 이 조직개편은 무엇보다 회원사들의 참여저조로 활동이 미미했다는 그간의 반성에서 나왔다.
조직개편의 성과는 곧 나타났다. 지난 5일 중견련이 회원사들의 역량에 걸맞게 자본금 200억원의 구조조정펀드 결성을 선언하고 나섰다. 회원사들이 100억원을 대고 나머지는 투신·증권사등이 투자를 유치해 만들 이 펀드는 벤처기업, 부실기업등을 투자대상으로 하고 있다. 중견련은 펀드결성이유로 벤처기업등에 기업경영 노하우를 전수할 수 있는 점을 우선으로 꼽았다.
이 회의에서 중견련은 또 벤처협회와 업무협력협정을 맺고 정보교환, 인터넷시장 설치, 벤처기업 M&A를 위한 공동협력등을 추진하기로 합의서 초안을 만들었다.
이어 지난 20일에는 회원사 기획실장회의를 열고 이 회의를 정례화하기로 결정했다. 그동안 대기업과 중소기업사이에서 제 목소리도 못내고 한편으로 소외감을 느꼈던 중견기업들이 결합하는 통로가 마련된 것이다. 중견련은 이 기획실장회의를 통해 중견련 운영등에 대해 실무차원에서 신속하게 방안을 마련하고 정부에 대한 정책건의안도 마련할 방침이다.
이에앞서 중견련은 지난 4월 중견기업 정의및 범위를 규정하는 특별법 제정과 정부내 관련부서 신설을 촉구하는 정책건의를 하기도 했다.
이처럼 중견련이 조직내실화를 꾀하면서 목소리를 높이는등 활동강화에 나선 배경에는 중견기업이 대기업이나 중소기업에 비해 제도나 인식면에서 상대적으로 소외되고 있다는 문제의식 때문. 그러나 최근 중견련의 힘찬 행보는 지난해말 회장에 취임한 박승복 샘표식품공업회장의 노력 덕분이라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이규진기자KJLEE@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