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전기사가 훔쳐 검찰에 제출

해운비리 연루 의혹 박상은 의원 현금 든 가방

현역 여당 국회의원이 현금 2,000만원과 정책 자료가 든 가방을 도난당했다며 신고해 경찰이 수사에 나섰으나 용의자로 지목된 의원 사무실 소속 운전기사는 이를 해당 의원에 대해 내사 중인 검찰에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15일 인천 중부경찰서에 따르면 박상은 새누리당 국회의원(인천 중·동구·옹진군) 측은 지난 11일 오후 5시경 인천시 중구 사동 의원사무실 앞 도로에 주차된 에쿠스 차량에서 현금 2,000만원이 사라졌다며 112에 신고했다. 당시 현금은 차량 뒷좌석에 둔 가방에 정책 자료와 함께 담겨 있었다.

경찰은 박 의원의 운전기사 A씨를 용의자로 보고 쫓고 있다. A씨는 사건 당일 병가를 내고 출근하지 않았고 인상 착의가 비슷한 인물이 박 의원 차량이 주차된 도로 주변 폐쇄회로(CC)TV 화면에 찍힌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경찰 조사결과 A씨는 현금과 서류 일체를 박 의원에 대해 내사 중인 인천지검에 증거물로 제출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 경찰 관계자는 "박 의원을 직접 조사하지는 않았고 대리인을 불러 피해자 조사를 했다"며 "운전기사가 훔친 현금과 서류를 검찰에 건넨 것으로 확인했다"고 말했다.

인천지검 해운비리 특별수사팀(팀장 송인택 1차장검사)은 박 의원이 해운비리 등에 연루된 정황을 포착하고 수사 중이다. 박 의원은 자신의 특보를 인천시 계양구의 한 건설업체에 취업시킨 뒤 해당 업체가 특보 월급을 대납하도록 한 혐의 등을 받는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지난 10일 박 의원의 혐의를 추적하는 과정에서 해당 업체를 압수수색했다. 이 업체는 전기, 통신설비, 소방시설 등 전문 시공업체로 경영진이 박 의원과 친분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한제당 대표이사, 인천시 정무부시장 등을 역임한 박 의원은 2008년 한나라당 소속 18대 의원으로 당선됐고 지난 19대 총선에서 재선에 성공했다.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