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의 일자리 투자에 대해 혜택을 축소하는 사실상의 증세 법안이 결국 입법을 눈앞에 두게 됐다. 또 역외탈세 등으로 적발되면 국가가 발주하는 공공사업 입찰에 참여하지 못하게 된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는 26일 전체회의를 열어 이 같은 내용의 조세특례제한법과 국가계약법 개정안 등을 여야 합의로 의결했다.
조특법 개정안은 대기업이 고용을 유지할 때 투자세액 기본공제율을 1%포인트 낮추는 내용을 담고 있다. 여야가 지난 5월 17조3,000억원대의 추가경정예산안을 편성하며 재정건전성 확보 차원에서 추진하기로 합의한 것으로 연간 약 2,000억원의 세금을 더 거둬들이게 된다.
대기업의 일자리 투자는 그만큼 줄어들 수밖에 없다.
박근혜 정부의 대표적 '렌트푸어'대책인 '목돈 안 드는 전세'를 뒷받침하는 법 개정안도 처리됐다. 집주인(임대인)이 직접 세입자(임차인) 대신 집을 담보로 대출을 받아 전세자금을 마련하면 그 이자의 40%를 소득공제해주는 내용이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는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를 전라북도로 이전한다고 명시한 국민연금법 개정안을 의결했다. 국가균형발전 차원에서 최경환 새누리당 원내대표와 전병헌 민주당 원내대표가 20일 추진하기로 한 바 있다.
또 이른바 '전두환 추징법'으로 불리는 공무원 범죄 몰수 특례법 개정안도 법사위를 거쳐 27일 열릴 본회의로 넘어갔다. 개정안이 시행되면 추징금을 받을 수 있는 기간이 현행 3년에서 10년으로 길어지고 국가가 가족ㆍ측근 명의로 은닉한 재산도 추적해 직접 환수할 수 있다.
'국회의원 특권 내려놓기' 법안도 대거 처리됐다. 운영위원회는 이날 전체회의에서 ▦국회의원의 겸직 금지 ▦의원 연금제도 개선 ▦국회폭력 처벌 강화 등 정치쇄신 관련 법안들을 통과시켰다.
하지만 겸직 금지를 규정한 개정안 중 현역 국회의원은 예외로 하고 20대 의원부터 적용하기로 해 논란이 되고 있다. 대학교수 출신 의원들이 기득권 지키기에 나서면서 후퇴한 것으로 알려졌다.
우원식 민주당 최고위원은 이날 "특권을 내려놓겠다면서 자신은 빼놓는 것은 '셀프 사면'과 비슷한 일"이라며 "특권 지키기에 불과한 개정안을 전면 재검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