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일어나 신문을 볼 때 자주 느끼지만 세상은 '착한 일, 착한 사람'보다는 '나쁜 일, 나쁜 사람'이 훨씬 많다고 여겨질 때가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착한 사람이 훨씬 많은 세상에서 살고 있다는 믿음을 갖고 있다.
그중에서도 '성대골 절전소'직원들은 인상적이고 개념 있는 착한 사람들이다. '성대골'이라 하니, 어느 시골 작은 마을이라 생각할지 모르지만 엄연히 서울 동작구 한가운데 자리 잡고 있는 도심 속 동네다. 이웃 간 풋풋한 정을 주고받는 정겨움이 있으니 시골스러운 점은 있다. 2년 전, 이곳의 주민들은 자발적으로 기금을 모아 '성대골 어린이 도서관'을 개관했는데 바로 이 분들이 중심이 돼서 '성대골 절전소'를 운영하고 있다.
어린이 도서관 준비 때부터 알게 된 이 착한 사람들은, 선거를 앞둔 필자에게 '핵발전소 없는 세상을 원한다'는 내용을 각자 쓴 한 묶음의 엽서를 전해주면서 '핵 없는 세상을 위해 노력해달라'고 당부했다. 이에 그치지 않고 절전소를 만들어 에너지 절약 운동을 마을 차원에서 솔선하고 있다.
참으로 '착한 사람'들이 '착한 일'을 하고 있다는 생각을 하던 차였는데 '성대골 절전소'가 환경의 날에 서울시 환경대상을 받았다. 이 같은 주민들의 작은 노력들이 하나씩 모이면 누구도 거역할 수 없게 에너지 절약 운동이 우리 사회의 대세로 자리 잡게 될 것이다.
기후변화가 전세계를 강타하고 있는 현실에서 이에 대응하는 한편 에너지 수요 증가에 대비하기 위해서도 재생에너지 활용과 에너지 절약은 머지않은 장래에 생존의 문제가 될 것이다.
국회도 요즘 에너지 절약으로 땀 좀 흘리고 있다. 비록 자발적인 것은 아니지만 최근 호화청사로 지탄 받았던 제2의원회관도 에너지 절약에 적극 동참하고 있다.
실내 온도를 28℃ 이상으로 고정하다 보니 선풍기를 사용하는 의원실이 부쩍 늘고 있다. 필자도 그렇다. TV 절전캠페인에 나오는 26℃보다 2℃가 높지만 '성대골 절전소'회원들로부터 핵에너지 절약운동 동참 격려엽서 세례를 받은 필자는 선풍기 돌아가는 것을 볼 때도 미안한 생각이 든다. '성미산 저탄소 마을'을 더 크게 이어 가려는 우리 동네 '성대골 절전소'에 늘 고마움과 자랑스러움을 느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