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영 사량도' 산에 취해 바다에 취해‥

기암절벽 산행 짜릿 다도해 절경에 탄성삼천포에서 유람선을 타고 다도해의 아름다운 섬들을 눈으로 어루만지며 통영시 서남쪽 방향으로 달렸다. 뱀의 형상을 닮았다는 섬 사량도에 가는 길이다. 산이라곤 해발 400m이하의 낮은 것들 뿐이지만 사량도는 산악인들 사이에서 전국적으로 이름이 높다. 어떤 이는 이 곳을 "한반도 남단 최고의 비경"이라며 칭찬을 아끼지 않는다. 기대가 컸다. 오전9시경 돈지포구에 배가 닿았다. 물새들이 날개치며 육지 손님을 반긴다. 작은 동력선에 몸을 숙이고 그물을 매만지는 어부들. 영락없는 어촌마을이다. 마을어귀로 나 있는 등산로는 돌밭이다. 산 밑둥에는 밭일하는 농부들이 바쁜 일손에 등산객의 소란함도 아랑곳 없다. 등산로는 돈지~지리산~달바위를 거쳐 대항으로 내려가는 코스로 잡았다. 산행 예정시간은 대략 4시간. 난이도가 높은 옥녀봉(281m)까지 들르면 대략 5~6시간 걸린다. 지리산(397.8m), 달바위(400m) 등이 연봉으로 이어진 사량도의 산악은 전체가 바위로 이루어졌다. 그런 만큼 오르는 길이 매우 가파르고 힘겨운 편이다. 특히 시루떡을 겹쳐 쌓아놓은듯 꼿꼿이 선 기암들을 오르려면 손과 발이 함께 고단하다. 가파른 경사면을 1시간쯤 오르면 2시간 가량 능선을 타고가는 사량도 산행의 진수가 시작된다. 사량도의 아름다움은 기암절벽 등반과 더불어 사방으로 휘돌아 펼쳐진 다도해의 절경을 감상할수 있다는 점이다. 특히 지리산에서 내려다보는 바다풍경은 아연할 만큼 진한 감흥을 준다. 사량도의 지리산은 작고 아담한 산이다. 본래는 이 곳 정상에 서면 전라도와 경상도에 걸친 장대한 지리산이 바라다보인다고 해서 지이망산(智異望山)이라 불리다가 그 말이 줄어 지리산이 됐다고 한다.그만큼 전망이 좋은 곳이 지리산이다. 등산객들은 지리산 정상에 서면 지친 다리에 휴식을 주고, 마른 입에 물도 축인다. 그 절경이 아쉬워 연신 카메라 셔터를 눌러대는 이도 있다. 그렇게 한 숨씩 돌리고 있을 때 누군가의 지리산 감상평이 들렸다. "파노라마처럼 펼쳐진 다도해의 절경을 세상 어디서 또 볼수 있을까." 공감이 가는 말이다. 다시 배낭을 둘러메고 사량도의 최고봉 달바위(불모산)으로 향했다. 달바위까지는 간간히 울창한 숲과 그늘이 있어 땀을 식히며 갈수 있다. 달바위 정상에서 다시 한번 '다도해의 파노라마'를 감상하고 옥녀봉의 난코스를 경험하지 못하는 아쉬움을 뒤로한채 대항쪽으로 방향을 틀어 산을 내려왔다. 옥녀봉에는 20여 미터의 철 사다리가 2개 있고, 밧줄타고 오르기, 수직 로프사다리 등의 코스가 있어 험하지만, 그래서 도전욕구를 자극하기도 한다. 대항에는 또 다른 즐거움이 기다리고 있었다. 자연산 회를 먹는 식도락이다. 사량도에 가서 자연산 회를 맛보지 않는다면 애석한 일이다. 섬 앞바다에서 직접 건져올린 회를 두툼하게 숭숭 썰어 접시에 담아내는 회 맛은 사량도 여행의 또 다른 목적으로 삼아도 좋을 만큼 일품이다. 50대 부부가 세 아들 내외와 함께 꾸려가는 사량도비취횟집(055-641-7728)과 젊은 부부가 아우와 함께 운영하는 자연산 횟집(055-641-7588)의 자연산 회 맛이 좋다. 한 접시 1만원이며, 두 집 모두 숙박이 가능하다. 사량도 산행. 산 타는 흥겨움에 보는 기쁨, 먹는 즐거움까지 두루 맛볼수 있는 여행이었다. <여행메모> ◇등산코스= ①돈지리~지리산~불모산~가마봉~대항(4~5시간 소요) ②돈지리~지리산~불모산~가마봉~옥녀봉~금평항(5~6시간 소요) ◇선박= ①삼천포~사량도 1시간 10분 소요, 1일 2~3회 운항, 문의 삼천포유람선협회 (055)835-0172~3 또는 인터넷 www.tourship.co.kr ②통영항~사량도 1시간 10분 소요, 1일 2~3회 운항, 문의 통영항여객터미널 (055)642-0116 ◇조황ㆍ출어= 국도 낚시 (055)642-2009, 대도 낚시 (055)648-2777, 한려낚시 (055)645- 9080, 국일낚시 (055)645-7862, 현대 낚시 (055)645-3450 ◇문의= 사량면사무소 (055)642-3009 문성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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