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0년대 벤처 붐을 이끌었던 '벤처 1세대' 사업가가 회삿돈을 빼돌린 뒤 해외로 도망갔다가 10년 만에 붙잡혀 법정에 서게 됐다.

서울중앙지검 금융조세조사3부(이선봉 부장검사)는 200억원대 횡령과 배임 혐의로 피코소프트 전 대표 유주한씨를 구속기소했다고 10일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유씨는 지난 2002년 12월부터 지난해 12월까지 브라질에서 온라인복권 사업을 벌인다는 명목으로 피코소프트의 자금 186억원을 유용해 회사에 손해를 끼친 혐의를 받고 있다.

유씨는 복권사업을 위해 개인회사 P사를 차려놓고 피코소프트 회사 자금 54억원을 무담보로 P사에 빌려주고 온라인복권 장비 94억원 상당을 역시 피코소프트 돈으로 구입한 혐의 등을 받고 있다.

유씨는 또 해외 도피 과정에서 자신의 피코소프트 주식 5억6,000만원어치를 팔아 도피 자금으로 쓴 것으로 조사됐다.

1993년 피코소프트를 설립한 유씨는 회계프로그램 '키컴'과 중소기업용 업무프로그램 '명인 소프트웨어 시리즈' 등을 개발해 2000년대 초반까지 벤처기업가로 이름을 날렸다. 그러나 이후 경영상태가 나빠지고 복권사업에까지 손을 대면서 피코소프트는 2004년 코스닥에서 상장폐지가 됐다.

유씨는 최근 회사가 공중분해될 위기에 처하자 재산 처분 등을 위해 2012년 3월 입국했다가 검찰 수사를 받은 뒤 구속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