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화하는 병원 "호텔 부럽지않네"

VIP병실 고급화·여성전용 병실 신설등 명품이미지 구축 경쟁 후끈
조망 뛰어난 곳에 배치
가족실·업무공간등 갖춰
최상급 천연온천수 공급도


병원이 진화하고 있다. 대학병원을 중심으로 VIP병실을 고급화하고 천연온천수를 사용하며 여성 암환자만을 위한 전용병실을 만드는 등 호텔 같은 명품 이미지 구축경쟁이 치열하게 벌어지고 있다. 5일 의료계에 따르면 건국대병원은 이달 초 병원 12층에 다양한 편의시설을 갖춘 특실병동을 새로 열었다. 29개의 1인실 및 특실병실을 갖췄으며 2개의 VIP병실은 22평과 44평으로 중대형 아파트 한 채 공간과 맞먹는다. 병실에는 별도의 샤워시설과 비데, 개인용 PC와 LCD TV, 보호자용 안락의자 및 소파와 간단한 주방시설들까지 구비됐다. 전용 엘리베이터로 이동해 대기시간 최소화 및 사생활 보호가 가능하다. 특히 VIP병실에는 환자 보호자들을 위한 가족실이 별도로 마련됐고 회의나 업무를 볼 수 있도록 빔프로젝터와 테이블 등도 구비됐다. 특실병동 입구의 라운지에는 DVD플레이어와 개인용 헤드샛, LCD TV가 마련돼 환자나 보호자가 영화나 영상물을 편하게 즐길 수 있다. 종교를 가진 환자나 보호자들이 마음 편히 기도를 올릴 수 있도록 별도의 종교실까지 갖췄다. 오는 25일 정식개소에 앞서 8일부터 진료를 시작하는 해운대 백병원도 가장 전망이 좋은 15층에 30평 규모의 VIP병실 7개를 배치했다. 각 병실에는 응접실, 주방, 가족실, 2개의 화장실 등이 딸려 있다. 백병원은 시공과정에서 개발된 최상급 알칼리성 천연담수 온천을 병원 전체에 공급할 예정이다. 온천수를 활용한 수(水)치료실도 마련, 휴양을 겸한 진료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있다. 올해 말 10층 규모의 별관을 완공할 중앙대병원도 9층에 VIP병동을 만들 방침이다. 병원의 최상층에 위치해 한강 조망이 가능한 서울성모병원과 서울아산병원 VIP병실도 호텔 부럽지 않은 병실로 알려져 있다. 여성 전용 병실을 특화해 명품 이미지를 구축하려는 병원도 있다. 이화의료원은 이대목동병원 4층에 국내 처음으로 여성 암환자만을 위한 '레이디 병동'을 개설했다. 이화의료원 측은 "병동 벽면을 대리석과 가죽소재로 마감하고 천장에 흡음시설을 갖춰 소음을 최소화하는 등 호텔 같은 고급스러운 이미지를 만들어내기 위해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대학병원의 한 관계자는 "일각에서는 이 같은 VIP시설 투자가 낭비라는 지적도 나오지만 특화시설이 병원 전체의 이미지를 좌우하는 만큼 경쟁력 강화를 위해 신경을 쓸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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