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격하게 출렁거리는 국제곡물시장에 대응해 정부가 민간 대기업들과 손잡고 추진해온 해외곡물회사 설립방안이 이달 안에 갈무리된다. 해외 곡물회사는 해외 산지의 곡물매입ㆍ계약재배 등의 임무를 수행하면서 국내 곡물 조달의 전진기지 역할을 할 계획이다.
21일 농수산물유통공사(aT) 등에 따르면 정부는 오는 31일 4개 민간 기업과 합작으로 해외곡물회사를 미국 시카고에 설립한다. 이에 따라 국제 메이저 곡물회사들이 장악하고 있는 곡물시장에 우리도 진출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하게 됐다.
해외곡물회사는 정부가 지난해부터 추진해온 '국가 곡물 조달시스템 구축' 사업의 일환이다.
정부 측에서는 aT가 참여하며 민간에서는 삼성물산ㆍ한진해운ㆍSTXㆍCJ 등 4개 회사가 공동으로 지분을 투자한다. 삼성물산이 마케팅, STX가 선박, 한진해운이 물류, CJ가 국내판로 등을 각각 담당한다. 정부 측에서 새로 설립되는 회사의 지분 40%를, 나머지 4개 민간회사가 60%의 지분을 갖는 방식이다.
AT와 이들 민간 기업은 회사이름 등에 대한 조율을 거쳐 25일 본계약을 체결할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올해 정부 자금 200억원, 민간 250억원 등 총 450억원을 투입해 콩과 옥수수 10만톤을 이 곡물회사를 통해 수입할 방침이다. 이어 2020년까지 연간 곡물 수입량 1,400만톤의 30%에 해당하는 400만톤을 조달한다.
곡물별로 보면 옥수수 250만톤, 밀 100만톤, 콩 50만톤이 목표이며 옥수수는 30%, 밀은 22%, 대두는 약 40%를 곡물회사를 통해 확보할 계획이다. 현재 3대 수입곡물의 70%를 4대 국제 곡물 메이저 회사에 의존하고 있다.
정부는 이를 위해 올해 중 미국 현지에 저장ㆍ건조ㆍ운송ㆍ수출 등을 위한 시스템인 엘리베이터(EL)를 확보하는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 국제 곡물 메이저 회사들은 이 엘리베이터를 장악해 후발주자들의 시장진입을 봉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