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 in 마켓] 현대·기아차 상승준비 완료

日 경쟁사보다 신차 모멘텀 뛰어나
미국 한파에 생산차질 빚었지만
시장 점유율 작년보다 8% 늘어
내년까지 신차 13종 글로벌 공략


자동차주들이 미국의 기록적인 한파에 조업 단축 등 생산 차질에도 불구하고 시장 점유율을 높이며 반등의 기반을 다지고 있다. 시장전문가들은 올해부터는 현대·기아차의 신차 모멘텀이 부각될 수 있어 주가가 오를 개연성이 높다는 전망을 내놨다.

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현대차는 유가증권시장에서 전 거래일보다 1.11%(2,500원) 오른 22만8,500원에 거래를 마치며 3일 만에 반등에 성공했다. 지난달 21만원대까지 주가가 떨어졌지만 올 들어 등락을 반복하며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기아차도 이날 강세로 장을 마감하며 지난달 중순 5만600원까지 떨어졌던 주가가 5만4,000원대까지 올랐다.

자동차주들의 주가가 회복세를 보이는 이유는 지난달 미국의 기록적인 한파로 현대차 앨라배마 공장과 기아차 조지아 공장의 가동이 중단되기도 했지만 판매량은 오히려 늘어난 데 영향을 받았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현대차의 지난달 해외 공장 판매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4% 늘어났고 지난해 12월보다는 8.1%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기아차도 지난해보다는 8.8%, 12월 대비로는 판매량이 3.19% 늘어났다.

채희근 현대증권 연구원은 "지난달 불확실한 시장 환경에서도 현대·기아차가 상대적으로 견조한 실적을 보였다"며 "기아차는 미국 공장 한파로 휴점 영향이 있었지만 신형 쏘울의 재고가 늘어나며 판매량이 양호했고 현대차도 해외 공장의 판매 성장세가 지속됐다"고 평가했다.

서성문 한국투자증권 연구원도 "1월 현대·기아차는 미국의 한파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판매량이 늘어나며 합산 시장 점유율이 지난해 12월(7.1%)보다 늘어난 8%로 크게 반등했다"고 진단했다.

전문가들은 내년까지 현대·기아차가 총 13종의 신차를 글로벌 시장에 내놓을 계획이라 투자 심리가 개선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미국 최대 스포츠이벤트 중 하나인 슈퍼볼(Super Bowl) 경기에서 선보인 신형 제네시스의 광고가 13개의 완성차업체 가운데 1위에 오르며 미국 시장에서 인지도를 높이고 있는 것도 긍정적으로 평가된다.

또 경쟁 업체인 도요타와 닛산 등 일본 차업체들은 이미 2011년부터 지난해까지 캠리와 어코드, 알티마 등 주력 모델을 교체해 신차 모멘텀이 현대·기아차보다 부족한 것도 주가에 호재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 있다.

서 연구원은 "현재 판매되고 있는 신형 쏘울을 포함해 현대·기아차는 내년까지 13종의 신차를 출시할 계획"이라며 "이 가운데 쏘나타와 엘란트라(국내명 아반떼), 옵티마(국내명 K5), 쏘울, 쏘렌토는 미국에서 연간 10만대 이상 팔리는 주력 모델이기 때문에 앞으로 현대·기아차의 미국 내 판매 전망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서 연구원은 "반면 도요타와 닛산은 올해 미국에 주력 모델급 신차를 내놓을 계획이 없어 향후 2년간 신차 모멘텀이 부족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내다봤다.

다만 일부에서는 현대·기아차의 해외 판매 호조와 신차 모멘텀이 있어도 주가가 크게 뛰기는 힘들 것으로 내다봤다. 글로벌 경기가 아직 회복되지 않은 데다 글로벌 자동차 시장의 경쟁을 고려할 때 현대·기아차의 주가는 현재보다 10~15% 정도의 상승 여력이 남아 있다고 보는 게 안전하다는 판단에서다.

한 증권사 자동차 담당 연구원은 "신차 효과가 반영되고 있지만 주가가 더 오르기 위해서는 신차의 상품성이 검증돼야 한다"며 "신형 제네시스가 국내에서 판매 호조를 보이고 있지만 주력 판매 차량이 아니라 시간이 갈수록 판매 대수는 줄어들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 이어 "현대·기아차의 신차 효과는 주력 모델인 쏘나타와 쏘울 등이 출시된 후 미국 시장에서 얼마나 팔리는지에 달렸다"며 "신차 효과를 반영해도 현대차는 26만원 선, 기아차는 7만원 정도가 주가의 상단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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