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역조건 악화로 지난해 실질무역 손실이 사상 처음으로 100조원을 넘어섰다.
23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교역조건 변화에 따른 실질 무역손실’은 지난해 114조6,066억원으로 전년보다 35조2,000억원이 급증했다. 실질무역 손익이란 지난 2000년도 기준으로 수출입 가격변화에 따른 구매력 증감을 나타낸 것으로 무역에서 직접적으로 114조원의 손실을 본 것은 아니지만 같은 수출 물량으로 교환할 수 있는 수입 물량이 그만큼 줄어들었다는 뜻이다.
이는 지난해 실질 국내총생산(GDP) 818조956억원의 14%에 달하는 규모로 국내 생산활동이나 수출이 활발하게 이뤄지더라도 그만큼 소득 증가 효과는 줄어들게 된다. 이에 따라 지난해 GDP는 2.5% ‘플러스’ 성장을 했지만 무역 손익을 감안한 국내총소득(GDI)은 -2.1%로 뒷걸음질쳤다. 실질 무역손실은 2001년 7조4,000억원에서 2002년 9조6,000억원, 2003년 17조5,000억원, 2004년 24조5,000억원, 2005년 46조4,000억원, 2006년 67조8,000억원, 2007년 78조4,000억원으로 가파른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교역조건이 악화된 것은 국제유가 급등으로 수입가격이 크게 올랐기 때문으로 한은은 분석했다. 지난해 3ㆍ4분기 수입단가지수는 148.4로 전년 동기보다 무려 28.6% 급등했지만 수출단가지수는 10.8% 상승한 데 그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