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눈/12월 30일] 김문수 경기지사 택시 핸들 잡는다고요?

어려운 경제난국을 듣기 위해 김문수 경기도지사가 직접 오는 2009년 1월1일 택시기사로 나설 모양이다. 김 지사가 택시기사 체험에 나서기 위해서는 세가지 관문을 통과해야 한다. 제일 중요한 것이 필기시험이다. 김 지사는 지난 26일 수원에 있는 택시운송사업조합에서 실시하는 택시운전 자격 필기시험에 응시해 당당히 합격했다. 100점 만점에 60점 이상을 받은 것이다. 시험장에 응시한 김 지사의 모습은 진지 그 자체였다. 대학입시를 보는 입시생보다도 더 진지한 표정을 읽을 수 있었기 때문이다. 앞으로 2ㆍ3차 관문이 남아 있는 모양이다. 김 지사는 조만간 2차 관문인 3일간의 운수종사자 교육, 3차 관문인 교통안전공단 주관 운전정밀검사에 참여할 예정이다. 또 교통안전공단이 주관하는 운전정밀검사에서도 50점 이상을 얻어야 한다. 김 지사가 갑자기 1일 택시기사로 나설 예정이라는 언론 보도가 나가자 많은 국민들이 의아해 하고 있다. 발상 자체가 신선하다는 것에서부터 생색내기라는 이야기까지 다양한 의견들이 쏟아지고 있다. 택시기사는 김 지사 스스로가 결정했다고 한다. 그는 1일 택시기사 체험을 통해 경제난으로 어려움을 호소하는 택시업계의 고충을 직접 느끼고 도민의 목소리를 들어보기 위함이라고 한다. 충분히 공감 가는 이야기다. 현재 우리 경제는 정말 심각한 수준이다. 일자리 창출이 급선무라는 것을 김 지사는 잘 알고 있다. 김 지사는 정부의 수도권 규제완화 조치에 대해 여전히 목말라 하고 있다. 수도권규제 완화 조치가 아직 부족하다는 것이다. 김 지사는 “정부의 수도권 규제완화는 나무로 볼 때 밑둥은 그대로 두고 가지만 몇 개 잘라낸 수준에 불과하다”며 “더욱 강력한 수도권 규제정책이 필요하다”고 역설한다. 김 지사는 핸들을 잡고 도민들이 무엇을 원하는지 이야기를 들을 것이다. 경기도를 알리는 데도 최선을 다할 것으로 본다. 도지사라는 자리가 한가롭지 않다는 것을 누구든지 잘 알고 있다. 김 지사도 휴일이 없을 정도로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김 지사가 이번 이벤트(?)를 통해 얼굴 알리기보다는 내실 있는 도민들과의 만남의 장이 되기를 바란다. 어차피 핸들을 잡기로 했으면 하루라도 빨리 도민들과 같이 호흡하면서 이들이 진정 필요로 하는 것이 무엇인지 파악해 실천에 옮기는 정책이 나오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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